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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발차기에 기절한 가라테 선수, 행운의 금메달 “이겼지만 슬퍼”

상대 발차기에 기절한 가라테 선수, 행운의 금메달 “이겼지만 슬퍼”

Posted August. 09, 2021 08:32,   

Updated August. 09, 202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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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의 가라테 선수가 ‘KO 패배’를 당하고도 금메달을 따냈다.

 7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75kg 이상급 가라테 겨루기(쿠마테)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타레그 하메디(23)와 이란의 사자드 간자데(29)가 맞붙었다. 이 경기는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을 자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맏형 격인 이란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이슬람 대결’로 불렸다.

 이 숨 막히는 라이벌전은 경기 내내 하메디가 우세를 점했다. 경기 시작 9초 만에 3점 공격을 성공시켜 4-1로 앞서 나간 것. 이후 하메디는 간자데에게 ‘하이킥’을 날렸는데, 목을 맞은 간자데는 그 자리에서 뻗어 버렸다. 간자데는 몸을 가누지 못했고, 의료진이 달려 나와 그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웠다.

 하메디는 승리를 확신한 듯 매트 위를 지켰지만 심판진은 그에게 반칙패를 선언했다. 고공 발차기가 규정을 위반한 반칙 행위로 판정받은 것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첫 올림픽 금메달을 눈앞에서 날렸다. 치열했던 경기와 다르게 두 선수는 시상식에서 서로를 끌어안으며 격려했다.

 하메디는 “심판 판정에 동의하지 않지만 내 경기에 만족하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며 아쉬워했다. 간자데는 “금메달을 따서 좋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기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김성모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