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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이어 수소 협업…정의선 광폭행보

Posted February. 17, 2021 07:38,   

Updated February. 17, 202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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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 현대차 그룹 신사업 확대는 물론이고 국내 산업계 신사업 협력 논의의 전면에 나서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5월 정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자동차 배터리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6월에는 구광모 ㈜LG 대표를, 7월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잇달아 만나면서 ‘재계 배터리 회동’을 이끌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만나면서 반년여 만에 국내 5대 그룹 총수와 모두 회동을 갖는 진기록도 남겼다. 정 회장과 신 회장 회동에선 롯데케미칼과의 차량 신소재 분야 협업뿐 아니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신축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사업 관련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포스코와의 수소 사업 협업도 정 회장의 광폭 행보가 손에 잡히는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총수가 협업 논의에 직접 나서면서 제 살 깎아 먹기 식의 경쟁, 자존심 싸움까지 불사했던 과거 산업계의 문화가 ‘필요하면 협력한다’는 분위기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을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큰 그림 아래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뿐 아니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분야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는 최전선에 정 회장이 나서고 있다. 지난달 24∼27일에는 싱가포르를 방문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났다.

 한 재계 임원은 “과거 총수들은 경제단체 등을 오가며 만나는 정도였다. 정 회장의 행보는 윗세대 그룹 총수들에게서는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라며 “사업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협력한다는 실용주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