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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시위대 요구 수용못해”...중, 미대사 불러 “홍콩에 개입말라”

람 “시위대 요구 수용못해”...중, 미대사 불러 “홍콩에 개입말라”

Posted November. 27, 2019 08:46,   

Updated November. 27, 20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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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중파 진영의 참패로 끝난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시 주석이 모든 전선의 화염과 싸우고 있다”며 선거 패배, 신장위구르 강제수용소 문건 공개, 호주 간첩 파견 논란을 3대 악재로 진단했다.

 선거 압승을 거둔 홍콩의 범민주 진영은 여세를 몰아 행정장관 직선제, 송환법 철회, 반중 시위 탄압에 대한 독립 조사, 시위대 전원 석방 및 불기소,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등 기존 5대 요구 사항의 관철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26일 캐리 람 행정장관은 “선거 결과를 수용하지만 5대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해 양측 대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중 시위를 주도해 온 민간인권전선은 다음 달 8일 또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중국은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줄곧 홍콩 시위를 지지해 온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은 대만 내 반중 정서에 힘입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친중 성향의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홍콩의 일국양제를 대만 통일에도 적용하려던 공산당의 계획이 어긋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26일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은 “중국인 공작원 왕리창(王立强·27)이 호주 정보기관을 찾아와 홍콩, 대만, 호주에서 공작 활동에 참여했다고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2018년 대만 지방선거 당시 댓글 부대와 공작원들을 운용해 친중 후보 당선을 도왔고, 친중 성향의 야당 국민당에 선거 자금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왕은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차이 총통을 낙선시킬 공작을 벌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24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개한 중국의 소수민족 수용자 탄압 문건은 “21세기에 나치식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격렬한 비난을 불렀다. 가디언은 25일 영국 외교부가 중국에 “수용소에 대한 유엔 관계자들의 즉각적이고 제한받지 않는 접근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선거 패배를 ‘서방 세력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부장은 25일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 대사를 초치해 최근 미 하원이 통과시킨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에 강력히 항의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 내정 및 홍콩 문제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런민일보, 신화통신, 차이나데일리 등 관영 매체들도 26일 일제히 “이번 선거는 홍콩이 풍파를 겪는 중에 치러진 선거로 폭력 분자와 외부 세력 협공을 통해 폭력 수위를 높이고, 홍콩 사회에 대립을 조장했다”며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비쳤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