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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북강경파 정보수장 ‘트윗 경질’

트럼프, 대북강경파 정보수장 ‘트윗 경질’

Posted July. 30, 2019 10:05,   

Updated July. 30, 20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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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은 1월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던 정보기관 수장이다. 그는 당시 “북한은 핵무기를 정권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혔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학교에 가서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던 시점이었다. 그런 갈등이 누적되면서 결국 28일(현지 시간) 사임 소식이 전해졌다.

 코츠 국장은 러시아, 이란은 물론 지난해 말 시리아 철군 등 중동 정책을 놓고도 트럼프 대통령과 엇박자를 냈다. 지난해 애스펀 안보포럼에서는 토론 도중 진행자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정상회담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말을 전해 듣자 한숨을 쉬며 어이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가 해명 성명을 내야 했다.

 코츠 국장은 이런 불협화음 때문에 교체설에 시달렸고, 3월에는 실제 주변에 사임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만류로 자리를 유지했으나 결국 지난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 자리에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는 최근 국가안보 분야의 중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돼 고립감을 느꼈다고 한다.

 외신들은 후임인 존 래트클리프 하원의원(54·공화·텍사스)이 기밀정보의 분석과 평가 과정에서 균형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상원 인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것. 래트클리프 의원은 테러 담당 검사 출신이지만 정보 분야의 경험은 없다.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보기관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 가능성을 민감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시기라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한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는 “내년 대선에서도 러시아의 개입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인 래트클리프 의원은 당시 청문회에서 “러시아의 개입을 확인할 근거가 없다”며 뮬러 특검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래트클리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눈먼 충성을 보였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 분명하다”며 “초당파적인 정보 분야 전문가가 요구되는 자리에 그런 인사를 앉힌다면 상원은 큰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