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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금리인상 행진 중단

Posted February. 01, 2019 07:39,   

Updated February. 01, 201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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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 인상 중단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2015년 12월부터 9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4년여 만에 등장하는 등 연준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에는 ‘리세션(recession·경기 침체) 공포’를 선제적으로 잠재우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금리 인상, 자산 축소 모두 속도 조절

 미 연준은 30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채권 매입을 중단해 시중에 풀린 달러를 거둬들이는 보유자산 축소도 속도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상보다 큰 보유자산 규모에서 빨리 끝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향후 금리 정책은) 전적으로 경제 지표에 의존할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 상황과 발맞춰 금리를 조정할 방침도 밝혔다.

 연준의 결정은 세계 경제의 둔화 조짐을 반영한 것이다. 이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성장률을 3.7%에서 3.5%로 낮췄다. 미국은 12월 고용 지표가 호조세를 보였지만 주택 거래량은 줄어들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와 일본은행(BOJ) 또한 이달 금리를 동결하며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연준의 비둘기적 변신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30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7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5%, 나스닥지수는 2.20% 각각 올랐다.

○ 이주열 총재 “시장 안정에 도움”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마다 외국인 자본 유출 가능성을 우려해야 하는 한은은 통화정책 운용에 부담을 덜게 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31일 기자들과 만나 “(연준 결정이) 시장 생각보다 더 완화적이었다”며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31일 국내 시장은 연준 결정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모양새였다. 외국인 매수세에 ‘1월 효과’를 누리던 코스피는 전일 대비 0.06% 내린 2,204.85, 코스닥은 0.22% 오른 716.86에 장을 마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 금리보다 중국 경기 둔화와 기업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다만 연준의 결정으로 글로벌 시장에 달러 유동성이 유지되는 효과가 나타나 한국 및 신흥국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세계 경제의 3대 불확실성 중 한 가지가 해소됐지만 미·중 무역협상과 브렉시트 등 아직 불씨는 남아있다. 30, 3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중 고위급 협상은 첫날 접점을 찾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브렉시트와 관련해서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EU)에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EU는 부정적이다. 3월 29일 별도의 협정없이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유현기자 hykang@donga.com · 뉴욕=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