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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 “다음에 만나면 꼭 어깨동무”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 “다음에 만나면 꼭 어깨동무”

Posted April. 08, 2017 09:00,   

Updated April. 08, 20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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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정이 너무 무서워서 어깨동무를 못 했어요. 다음엔 꼭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고 싶어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에이스 박종아가 6일 역사적인 남북 대결을 마친 뒤 한 말이다. 한국은 이날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 북한과의 대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승리 팀인 한국의 애국가가 울려 퍼진 뒤 양 팀 선수들은 서로 뒤섞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분위기가 썩 화기애애하진 않았다. 몇몇 북한 선수는 패배를 곱씹으며 눈물을 흘렸고, 이에 한국 선수들도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그래도 선수들 사이에 교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박예은은 “지난해 슬로베니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만났을 때는 서로 한마디도 주고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식당에서 마주칠 때 서로 안부를 물으며 짧게 얘기를 나눴다. 호주전을 앞두고는 북한 코치님이 ‘게임 잘 뛰라’고 격려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빙판에서 부쩍 가까워진 한국과 북한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7일 현재 4전 전승으로 1위를 달리는 한국은 8일 네덜란드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 전승 우승으로 3부 리그로 승격한다. 1승(연장승) 3패를 기록 중인 북한은 8일 슬로베니아전에서 패하면 최하위가 확정돼 5부 리그로 강등된다. 한 아이스하키 관계자는 “열악한 경제 사정 탓에 좋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북한이 상위 리그로 다시 올라오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을 제외하고 남북이 다시 만날 수 있는 무대는 아시아경기지만 북한은 2월 삿포로 아시아경기 때도 불참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