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친박 “대선 다가오면 우리가 필요할 것”

Posted December. 22, 2016 09:29,   

Updated December. 22, 2016 09:30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는 21일 비주류의 집단 탈당 선언에 “배신의 정치”라면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표 권한대행인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탈당 소식을 듣고 “대단히 섭섭하다. 특히 유승민 의원 쪽에서 나와 일절 대화 없이 결정해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교섭단체 구성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35명에 이른다 하니 (그들이) 원래 뭉쳐져 있던 세력이 아닌가 본다”라고도 했다. 교섭단체 구성 인원(20명)을 훌쩍 뛰어넘는 ‘탈당파’를 ‘원래 같이하기 힘들었던 세력’으로 규정해 새 지도부로 향할지 모르는 “분당(分黨)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사건건 부닥칠 관계라면 이참에 털고 가는 게 낫다는 반응도 나왔다. 조원진 의원은 탈당파를 겨냥해 “새누리당에서 호가호위(狐假虎威)했던 사람들 아니냐”며 “지지층에 대한 배신”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진태 의원은 “바람난 배우자와 불편한 동거보단 서로 제 갈 길을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계파 갈등 때문에 생긴 ‘무기력당’이란 오명을 씻어 보자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친박계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그동안 아군이 해당(害黨) 행위를 하며 막아섰는데 이제 정책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그동안 한쪽은 수채화, 한쪽은 유화 그리겠다며 도화지 차지 다툼을 벌였지만 이제 각자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을 앞두고 우리(친박계)가 필요해질 때가 올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친박계와 비주류가 일종의 ‘전략적 이혼’에 합의했지만 대권이란 공통 목표를 앞두고 결국 ‘보수 대통합’으로 뭉칠 거란 얘기다.

 지도부는 당 쇄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당 이미지’를 탈색하겠다. ‘신보수’ 개념을 도입하고 당명도 고치겠다”고 했다. 올해 안에 중립 성향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장우 의원은 “당장 내일부터 개혁 성향 인재까지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당내 흔들리는 중립 성향 의원들을 지키고, ‘도로 친박당’ 오명을 씻기 위해 친박계가 선제적으로 쇄신 로드맵을 던지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