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말레이시아 항공기 격추 사건의 피해자 가족에게 위로를 보내면서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요청으로 18일(현지 시간) 오전 이 문제를 논의하는 긴급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다.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은 이번 사고의 조사는 유엔이 주도해야 하고 신속하고 완벽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 가족들과 말레이시아 국민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이 참사에 대한 투명하고 철저한 국제사회의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리는 긴급회의 직후 신뢰할 수 있고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 국제사회의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무슨 일이 왜 일어났는지 밝혀내는 데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나집 라작 총리와 사건 조사자들만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비행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를 열람하도록 하자는 데 합의했으며 포로셴코 대통령과는 국제 조사단이 이 비극의 모든 부분을 규명할 때까지 모든 증거물이 사건 현장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17일 미국 여객기들의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상공 비행을 금지시켰다. FAA는 올해 4월 크림 반도와 인근 흑해 지역에 비행금지령을 내렸지만 이번 사고 상공은 금지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8일 우크라이나 정세가 악화된 3월 3일부터 안전을 위해 우크라이나 영공을 우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루프트한자, 네덜란드 KLM, 일부 중국 민항기 등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피하고 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뉴욕=부형권 특파원 / 최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