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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위협하는 중국ICT

Posted April. 29, 201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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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중국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인터넷 접속을 금지하는 등의 폐쇄적인 인터넷 정책을 펴온 중국은 어느새 ICT 산업에서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2개국(G2)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텅쉰(), 아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의 3대 인터넷 기업으로 불리는 T-A-B는 중국 ICT 산업의 성장을 대표하는 이들이다. 특히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차지한 아리바바는 올 상반기 뉴욕 증시 상장(IPO)을 앞두고 글로벌 인터넷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아리바바의 시가총액을 2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상장에 성공할 경우 이미 기업공개를 마친 중국판 페이스북 텅쉰(140조 원)과 검색포털 바이두(60조 원)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중국 3대 인터넷 기업의 시가총액은 4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의 3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440조 원) 페이스북(190조 원) 아마존(175조 원)의 3분의 2에 이르는 수치다. 반면 네이버(24조 원), 넥슨(4조 원), 엔씨소프트(5조 원) 등 국내 3대 인터넷 기업의 시가총액은 TAB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 된다.

이 같은 급성장은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산업적인 규제가 덜한 환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특히 4년 전만 해도 1억 명에 그쳤던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최근 매년 8000만 명씩 급증하며 올해는 6억 명 돌파가 유력시된다. 앞으로 1990년대에 태어나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구매력도 높은 주링허우(90)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면서 ICT 시장은 더욱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억 명에 달하는 막강한 내수 시장 외에도 ICT와 관련한 불필요한 규제가 없는 것도 중국 ICT 산업이 급성장한 비결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모바일을 활용한 금융상거래콘텐츠 등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쇼핑이나 사물인터넷(IoT)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원격의료 시장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 중국도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원년으로 빠르게 ICT 환경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T-A-B 후배 기업들은 내수 시장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단적인 사례로 T-A-B 이외에도 최근 10년간 90여 개의 중국 기업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에 반해 국내 벤처 기업은 단 1곳에 불과하다. 김성옥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이제 중국을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인정해야 한다며 중국 ICT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국내 ICT 기업의 미래는 불투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13억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6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 ICT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시장 위축이 우려된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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