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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한인 남성, 뉴욕서 권총 난사 한인회 전이사장 중태 - 직원 사망

60대 한인 남성, 뉴욕서 권총 난사 한인회 전이사장 중태 - 직원 사망

Posted September. 27, 2013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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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안부 기림비 설립 등을 이끈 시민운동가이자 성공한 교포 기업인인 뉴욕 주 롱아일랜드한인회 전 이사장이 사무실에서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지고 한국계 미국인 직원 한 명이 숨지는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용의자는 미 영주권을 지닌 한국인으로 교포 사이에 벌어진 이번 사고에 뉴욕 현지 교민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25일 미 경찰과 교민 단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뉴욕 주 롱아일랜드 가든 시티에 위치한 세이브에너지 본사 사무실에 김상호 씨(64)가 난입해 권총을 난사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직원인 신모 씨(24)가 사망하고 대표인 최형용 씨(68)가 얼굴 부위를 탄환이 관통하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병원 측은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에는 다른 직원들도 있었지만 총성이 울리자 긴급 대피해 추가 피해는 없었다.

스티븐 스크리네키 나소카운티 경찰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납품을 하고 있는 김 씨와 회사 간에 빚어진 사업상의 갈등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인들은 최 대표가 부동산 브로커로 일했던 김 씨를 교회에서 알게 돼 판매직원으로 채용했으나 김 씨가 커미션을 받는 등 부정행위를 하다가 해고당했다고 전했다.

세이브에너지는 미 나스닥 장외시장에 등록된 기업으로 에너지 절약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제품을 정부와 대기업들에 납품해 주목받는 교포 기업이다. 최 대표는 지난달까지 4년 동안 롱아일랜드한인회 이사장을 지냈다. 또 대표적인 재미 시민단체 가운데 하나인 한미공공정책위원회 임원으로 지난해 뉴욕 주에 제2위안부 기림비를 설립하고 2009년 한국전 참전용사 인정법안을 미 연방의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 경찰은 용의자가 무장한 상태로 승용차로 도주해 추가 범행이 우려되는 위험한 상황이어서 빠른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용의자가 인근 대형 쇼핑몰에 잠입했다는 소식에 수백 명이 쇼핑몰에 갇혀 공포에 떨었다. 또 인근 13개 대학 및 공립학교가 몇 시간 동안 출입이 봉쇄되면서 일대가 큰 혼란을 빚었다.

이철우 한미공공정책위원회 회장은 미국 각지에서 한인 관련 총기사고가 잇따랐지만 뉴욕에서는 최근 수년간 처음 발생한 사건이라 다들 놀라고 있다며 미 주류사회에서 한인 커뮤니티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