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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엽기적 진보 스타일

Posted September. 18, 2012 08:01,   

문재인 의원이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되던 그제 통합진보당도 당원결의대회를 열었지만 내홍()으로 당이 두 동강난 탓인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날 언론에 보도된 한 장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통진당에 잔류한 구당권파 이정희 전 공동대표와 김재연 의원이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패러디한 진보 스타일에 노래에 맞춰 춘 말춤 때문이다.

독설가 진중권 씨는 강남 스타일, 가장 엽기적 버전이 여기에 있다며 무릎 꿇고 사과하고 눈물 흘리며 반성해도 션찮을 판에, 언닌, 평양 스타일, 신나게 말춤이나 추고 있으니. 정신병동 보는 거 같아요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진보정당 지지자를 자처한 사람들 중에도 두 분은 활짝 웃으면서 춤을 추는데 웃을 수가 없네요. 저만 그런가요?라는 톤의 메시지를 올린 사람들이 많았다. 이 전 대표는 연말 대선에 출마 의지를 밝힌 상태다.

이 전 대표와 김 의원이 말춤을 춘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당일 행사의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 전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부정 논란 속에 당이 깨지게 된 상황을 돌이키면서 회한이 솟아났는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 전 대표는 (학생 당원들의) 춤을 보면서 계속 울다가 끝까지 그러면 학생들에게 더 미안해질 것 같아서 꼭 참고 눈물을 닦았다며 그리고 같이 웃으면서 춤을 췄다. 조선백성들 해학은 그런 거였다면서요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켰다는 뜻처럼 들린다. 보수논객 변희재 씨는 유시민, 서기호, 진중권에 대한 배신감과 증오감이라고 풀이했다.

사연이야 어찌됐든 통진당 잔류파의 진보 스타일은 왠지 어색하다. 가는 곳마다 한류 열풍을 확산시키고 있는 원곡 강남 스타일은 유튜브 조회 1억9000만 건을 넘은 대한민국 대표 컨텐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 방송의 진행자가 강남 스타일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는 이유를 묻자 우리말로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대한민국이 최고라는 뜻이라고 당당하게 설명하는 가수가 싸이다. 하지만 통진당은 전신 민주노동당 시절인 지난해 11월 김선동 의원의 국회 최루탄 투척을 의거라고 두둔해 진정한 의미의 진보와 역행했다.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사람이 소속된 정당이다.

하 태 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