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선거전엔 너도나도 트윗, 트윗 총선 끝나자 소통 닫은 당선자들

선거전엔 너도나도 트윗, 트윗 총선 끝나자 소통 닫은 당선자들

Posted April. 23, 2012 08:21,   

日本語

선거철이면 귀찮을 정도로 한 표를 부탁하던 후보들이 당선되고 나면 얼굴 보기 힘들어지는 것은 유권자에게 익숙한 일이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유권자와의 소통을 강조했던 후보들이 당선 이후 트위터에서 사라져 버리자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 다르다는 말처럼 당선 전후 180도 달라진 낯 두꺼운 당선자를 추적해 봤다.

선거 전 1만8884건 이었는데

제19대 총선 당선자 246명이 총선 이전 열흘(211일)과 당선 뒤 열흘(1221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작성한 메시지 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1만8884건이던 메시지는 5분의 1 수준인 4446건으로 줄어 있었다. 분석 대상에는 당선자가 직접 작성한 메시지(트윗)뿐 아니라 다른 이용자가 올린 글을 재전송(리트윗RT)한 메시지와 다른 이들에게 건넨 쪽지(멘션)도 모두 포함했다. 해당 기간에 메시지를 한 건도 올리지 않았거나 계정이 정지된 당선자 35명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분석 결과 총선 후 메시지를 끊은 당선자가 21명이나 됐다. 선거 때는 수시로 트위터를 이용하던 이들은 당선 사례조차 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유성걸 당선자(대구 동구갑)는 총선 전 맞팔 100% 소통하는 트친이 되겠다며 지역구에서 휴지를 줍거나 주민과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252건의 메시지를 올렸지만 당선 뒤 SNS에서 아예 사라졌다. 아이디 sung*****은 유 당선자가 거리에서 당선 사례하는 사진을 찍어 올리고 고개 숙인 마음 잊지 않는지 지켜보겠다는 글을 올렸다.

고작 감사인사 하나만 남긴 당선자도 20명이나 됐다. 총선 전 메시지 338건을 쏟아낸 민주통합당 안규백 의원(서울 동대문갑)은 당선 뒤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에 감사한다는 인사만 남겼다. 이웃 지역구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주민의 글에도 닷새째 묵묵부답이었다. 민주통합당 민병두 당선자(서울 동대문을)는 총선 전엔 두 번째로 많은 734건의 메시지를 쏟아냈지만 선거가 끝난 뒤 남긴 글은 8건에 불과했다. 당선되기 전의 1% 수준이다. 트위터 아이디 nema****는 민 당선자에게 왜 요즘 안 보이세요? 많이 바쁘신가 봐요라는 주석을 달았다. 2월 트위터상 긍정여론이 높은 정치인 3위에 오르고 소통이 곧 정치라는 글을 올렸던 민주통합당 이종걸 의원(경기 안양 만안)도 총선 뒤 4건의 메시지만 올렸다.

누리꾼들 배신감 느낀다

당선자의 변심에 누리꾼들은 화가 났다. 선거 기간에는 간이라도 빼줄 듯하다 당선되면 목이 뻣뻣해지는 행태를 지적하고 나선 것. 아이디 rshg****는 선거 기간에는 보기 싫다고 해도 얼굴을 도배하더니 선거가 끝나자 약속이나 한 듯 소통의 장을 닫아버렸다며 당선자 얼굴 보려면 유권자는 또 4년 기다려야겠다고 비꼬았다. 아이디 csy***는 결국 소통의 창구가 아닌 선거운동의 도구일 뿐이었나고 했다.

일부 당선자는 SNS가 선거운동용이었다는 반응도 보였다. 안규백 의원 측 관계자는 선거용 계정이라 SNS 관리팀이 해체되면서 활동도 중단됐다며 앞으로는 온라인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병두 당선자는 22일 통화에서 선거 기간에는 공약을 어필하기 위해 같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올렸지만 당선 뒤 뜸했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사소한 질문이나 지적에도 전부 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조건희 박성민 becom@donga.com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