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민주화 대부 앞에선 좌도 우도 하나로 사흘간 3만명 조문

민주화 대부 앞에선 좌도 우도 하나로 사흘간 3만명 조문

Posted January. 02, 2012 07:34,   

지난해 12월 30일 타계한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빈소에는 2011년의 마지막 날이었던 31일과 새해 첫날인 1일에도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일에는 해돋이를 보러 갔던 시민이 본격적으로 빈소를 찾기 시작해 빈소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31일 오전에는 김 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여사(58)를 비롯한 유가족, 이해찬 전 국무총리, 민주통합당 이인영 전 최고위원, 장영달 전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입관식이 열렸다. 공동장례위원장인 함세웅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며 김근태를 역사의 심장에 남긴다라고 말하자 입관식장은 곧 울음바다가 됐다. 아들 병준 씨(33)는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대로 살아가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고문, 고 조영래 변호사와 함께 서울대 학생운동 3총사로 불렸던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1일까지 사흘 내내 빈소를 지켰다. 손 고문은 김근태는 영혼이 맑고 정의에 대한 열정이 불같은 사람이다며 그는 떠났지만 열정은 그대로 살아있다고 말했다.

31일 낮 12시 10분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빈소를 찾아 영정 앞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박 위원장은 참 깨끗하신 분이었다며 나라를 위해 하실 일이 많은데 세상을 떠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31일부터 1일까지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와 김형오 전 국회의장,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김무성 남경필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여권 인사들이 대거 조문을 다녀갔으며 손 고문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소속 전현직 의원 100여 명이 빈소를 지켰다.

시민의 발길도 끝없이 이어졌다. 빈소 한쪽 벽면은 정치권 인사 및 시민들이 김 고문에게 남기는 말을 적어 붙여놓은 형형색색의 메모지 1000여 장으로 가득 찼다. 한 노숙인은 민주주의 꽃 김근태 의원님 고이 잠드소서라는 글을 남겼고 엄마 손 잡고 따라온 5세 아이는 하트를 그려 넣기도 했다.

민주주의자 김근태 장례위원회는 김 고문이 별세한 30일 하루 동안에만 2만여 명이 다녀갔으며 31일에는 5000여 명, 1일 오후 4시 현재까지 4000여 명이 다녀가 총 3만5000여 명이 빈소를 찾았다고 밝혔다.

한편 김 고문이 과거 갖은 고문을 당했던 서울 용산구 남영동 옛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취조실 문 앞에 인권보호센터에서 근무 중인 한 경찰관이 김 고문을 추모하기 위한 조화를 바쳤다고 경찰청이 1일 밝혔다.

또 경찰청 미래발전과 이준형 경위는 경찰 내부망 등을 통해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에 김 고문의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하는 글을 올려 경찰들 상당수가 찬성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민주화 과정에서 산화한 경찰도 있는데 굳이 아픈 상처를 되살릴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 맞서 경찰 내부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