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한국제품, 일시장서 조용한 반란 (일)

Posted December. 27, 2011 07:22,   

日本語

유럽풍 고급 초콜릿 쿠키, 집에서 캔으로 마시는 막걸리, 마시는 피부미용 식초. 올해 일본 소비시장을 휩쓴 한국산 히트상품들이다. 많은 일본 사람은 반짝하는 한류 붐 덕분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일본 유통업계는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 소비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이 선전하는 것은 일본 소비자의 일본 제품 이탈현상과 맞물려 있다고 풀이한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자국 제품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시사 주간 닛케이비즈니스 최신호는 일본 제품 이탈의 충격이란 표지 기사에서 해마다 일본 제품이 휩쓸어온 히트 상품 목록을 한국산 등 외국 제품이 휩쓸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업체들이 동일본 대지진과 경기 불황으로 모험을 하기보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이에 신기하고 재미있는 한국산 제품이 치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고급 초콜릿 쿠키인 마켓오(오리온)를 올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상품으로 지목했다. 마켓오는 9월 이후 12주 연속 쿠키비스킷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 상품과의 판매 격차가 2배 이상이다. 일본에서 유럽이나 미국산 쿠키 브랜드가 유행한 적은 있어도 한국산이 이렇게 선전하기는 이례적이다.

미용대국 한국의 여성이 즐겨 마시는이란 카피로 일본 여성을 사로잡은 홍초(대상)와 옥수수수염차도 일본 음료시장을 뒤흔든 대박 상품. 홍초는 당초 연간 판매 목표를 3억 엔으로 잡았으나 올해 목표의 8배인 24억 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일본에 수입된 옥수수수염차도 당초 판매 목표의 14배를 넘어섰다. 주류 부문에서는 집에서 마시는 캔 막걸리로 승부를 건 서울막걸리(롯데주류)와 일본 유통업체의 저가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개발된 한국산 맥주 라거가 선전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한국산 제품의 활약을 깊고 조용하게 일본의 소비를 근저에서 뒤흔드는 변화라고 분석했다.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를 겪은 후 일본 제품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다는 막연한 신뢰가 깨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제품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