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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방예의지국 작전

Posted July. 04, 20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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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 활동 기간 내 음주 절대 금지. 항상 웃고 누구를 만나든 먼저 인사하고 뛰어다니지 말 것.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는 3일 오전 숙소인 남아공 더반 리버사이드호텔 객실마다 이런 내용의 협조문을 돌렸다. 남에게 흠 잡힐 행동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

평창 유치위는 6일 밤 12시 제123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투표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치위는 2일 더반에 도착한 뒤부터 주요 인사들의 활동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디어를 상대로 한 브리핑도 오전 한 차례만 했다. 하도봉 사무총장은 겨울올림픽 유치전은 총성 없는 전쟁이다. 비공개 활동이 많으니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김연아, 기자회견 도중 중단

3일 리버사이드호텔 미디어룸. 평창 유치위 홍보대사인 피겨여왕 김연아는 지난달 30일 가장 먼저 더반에 도착했으며 영어 프레젠테이션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하루 3시간 이상 맞춤 연습을 하고 있다. 나승연 대변인과 올림픽 전문 컨설턴트 마이크 리, 찰스 테런스 씨가 도움을 준다고 했다. 그는 숙소에서도 연설문을 외우고 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만큼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길 기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기자회견은 더 진행되지 않았다. 평창 유치위의 겨울스포츠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에 2005년 참가했던 남아공의 타마라 자콥스 양(18)이 동생 첼시 양(9)과 함께 깜짝 등장해 김연아와 기념촬영을 한 뒤 회견은 끝났다. 프레젠테이션에서 어디에 중점을 뒀느냐는 질문에 김연아가 답변하려는 순간 유치위 측이 급히 행사를 마무리한 것이다. 신무철 홍보처장은 프레젠테이션 정보가 언론에 노출되면 경쟁 도시인 뮌헨(독일)과 안시(프랑스)가 역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평창 유치 주역들, 물밑 행보

이건희 IOC 위원(삼성전자 회장)은 1일 더반에 입성한 뒤 평창의 겨울올림픽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그가 어디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역시 비공개다. 평창 유치위 관계자는 뮌헨 유치위의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전 당시 평창을 지원해 평창의 속마음까지 꿰뚫고 있다. 언론 보도와 주요 인사 움직임까지 파악할 정도여서 대표단이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양호 평창 유치위원장은 모나코 왕자 결혼식에 참석한 뒤,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은 이날 요하네스버그에서 승용차 편으로 각각 더반으로 들어왔다. 리버사이드호텔에선 이날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재로 첫 고위 관계자 비공개 모임이 열렸다. 김진선 유치 특임대사, 최문순 강원지사 등 대표단 고위 인사들이 모두 참석해 필승 전략을 논의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독일의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은 2일 더반에 도착해 IOC 총회를 앞두고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안시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대신해 프랑수아 피용 국무총리가 올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3일 평창과 뮌헨이 경쟁하고 안시는 처져 있다. 6일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2018년 대회 유치의 승패가 갈릴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황태훈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