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해 어청도와 격렬비열도 해상에 한미 양국 해군의 군함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날은 연합훈련 첫날로 한미 양국 전력은 전술기동을 하면서 특정 장소에서 상봉하고 항모전단을 호송하는 훈련을 펼쳤다. 군 관계자는 항모 조지워싱턴 등 미국 측 전력과 세종대왕함 등 한국 측 전력이 상봉해 통신망 점검, 연락단 교환 등을 했다며 한미 전력들은 훈련해역으로 이동하면서 훈련 여건을 점검하고 해상 경비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 전력은 29일부터 해상 자유공방전, 잠수함 탐지방어 훈련 등을 펼친다. 특히 해상 자유공방전 때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한국 측 수상 전투단에 공격을 시도하는 가상 적의 수상 전투단을 조기에 포착해 함재기를 긴급 출동시키고 함정의 무기체계를 통해 적의 침투를 격멸하는 훈련을 벌인다.
합참 관계자는 애초 이번 훈련은 방어 목적의 훈련으로 계획됐지만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을 무력화하려는 한국과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무력시위의 측면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바다에서 단연 눈에 띈 것은 9만7000t급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이었다. 1992년 취역한 미 해군 7함대 소속 조지워싱턴은 길이 360m, 폭 92m에 돛대까지의 높이는 20층 빌딩과 맞먹는 81m에 이른다. 조지워싱턴은 구축함, 순양함 등과 항모전단을 구성해 반경 1000km를 작전수역으로 관할한다. 특히 축구장 3배 크기(1만8011m)인 비행갑판에는 전폭기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 조기경보기 E-2C(호크아이 2000), 전자전투기 EA-6B 등 8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했다. 슈퍼호넷 등 최신예 전폭기는 2.5초 만에 항모에서 출격할 수 있다. 미사일순양함 카우펜스함(CG629600t급), 구축함 샤일로함, 스테담호, 피츠제럴드함 등도 참가했다. 핵잠수함은 이번 훈련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한국군에서 눈에 띄는 전력은 해군 최초의 7600t급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 2008년 12월 취역한 세종대왕함은 SPY-1D(V) 레이더 등으로 구성된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해 동시에 1000여 개의 표적을 탐지, 추적하고 그중 20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무장으로는 5인치 주포 1문과 근접방어무기체계인 골키퍼, 함대함 함대공 등 120여 기의 미사일과 장거리 대잠어뢰를 보유하고 있다. 세종대왕함이 전력화된 뒤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 한국형 구축함(KDX-) 2척과 초계함, 호위함, 군수지원함, 대잠항공기(P3-C) 등이 참가했다.
하늘에서는 미국의 고성능 지상감시 정찰기인 조인트스타즈(J-STARS)가 24시간 북한지역 감시에 들어갔다. 조인트스타즈는 고도 912km 상공에서 북한군의 해안포 및 장사정포 기지, 전차부대 상황 등 지상 병력과 장비의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할 수 있는 정찰기다. 이번 훈련 기간에 북한군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기 위해 전격 투입됐다. 길이 46.6m, 폭 44.2m, 높이 12.9m의 조인트스타즈는 1991년 1월 걸프전쟁에 참가해 움직이는 목표물을 정확히 잡아내는 능력을 과시했다. 항속거리가 9270km에 이르는 이 정찰기는 11시간 체공하며 지상의 미세한 움직임을 잡아내는 동시에 유사시 목표물을 수색하고 공격을 유도하는 지휘 기능도 갖췄다.
한편 한미 양국 군은 이번 서해 연합훈련 도중 북한군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강력한 대응 사격을 가할 방침이다. 북한군이 연평도 등 한국의 영토나 영해로 타격을 가할 경우 1차로 해당 부대장이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사격을 명령하게 된다. 훈련 중인 군함으로 공격을 가해 올 경우에도 해당 지휘관이 대응사격 명령을 내리고 추가적인 대응사격은 한국군과 미군이 협의해 결정한다. 평시작전통제권이 한국군에 있는 만큼 공식적으로 전쟁이 선포되지 않는 이상 모든 최종 지휘권은 합참의장에게 있다.
박민혁 유성운 mhpark@donga.com polaris@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