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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참사 10개월 북방류 통보에도 휴일 행락객 안전불감증

임진강 참사 10개월 북방류 통보에도 휴일 행락객 안전불감증

Posted July. 20, 201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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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7시 반 어둑어둑해지는 임진강변 맞은편 숲에 낚시꾼 3명이 얼핏 보였다. 경기 연천군 직원들이 어렵게 강을 건너 낚시꾼들에게 다가갔다. 북한이 댐을 방류한다고 해 오후 내내 경고방송을 했는데 듣지 못하셨느냐고 하자 곧 나가려 했다며 그때서야 주섬주섬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연천군과 한국수자원공사가 첫 경고방송을 내보낸 것이 오후 3시 반경이었다. 연천군 재난안전관리과 박광하 과장은 그 시간에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숲 속에 들어가 있었다면 (경고방송을 들었으면서도) 밤까지 낚시를 하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임진강 참사 후 10개월이 지났지만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했다. 2009년 9월 6일 북한이 아무런 예고 없이 황강댐 물을 무단 방류하면서 연천군 군남면 임진강 임진교 밑에서 야영하던 시민 5명, 그 아래 비룡대교 근처에서 낚시하던 시민 1명 등 6명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 당시 임진강 참사는 경보시스템만 제때 발령됐으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는 점에서 안전 불감증에 대한 자성이 있었지만 그때뿐이었던 셈이다.

북한이 18일 댐 방류를 우리 측에 알려옴에 따라 연천군 인근 행정기관, 수자원공사 등 관계자들이 즉각적으로 피서객 대피 활동에 들어갔다. 박 과장은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연다고 해도 물이 내려오는 데 적어도 78시간이 걸리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수위가 갑자기 위험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난해 임진강 참사의 기억이 떠올라 급히 재난구조 채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말을 맞아 임진강변을 찾은 많은 행락객들은 뉴스와 경고방송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뜨려 하지 않았다. 연천군 직원들은 18일 오후 4시 20분경 군남면 삼거리 북삼교 아래에 있던 일가족 10여 명에게 대피를 권유했지만 이들은 오후 6시가 되면 자리를 뜨겠다며 여유를 부렸다. 오후 6시 40분경이 돼도 대피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경찰 6명이 현장으로 내려갔고 그제야 물놀이 장비를 챙기면서 북한 때문에 놀지도 못한다며 투정을 부렸다.

연천군은 18일 군남면 임진강변에서 66명, 백학면에서 14명, 미산면에서 170명, 장남면에서 80명 등 총 330명의 행락객을 대피시켰다. 군 직원들은 이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밤새 순찰에 나섰다. 이들은 비가 내려 행락객들이 거의 없었던 19일에도 조를 이뤄 물가 중심으로 감시활동을 했다.

군 직원들은 대피를 권유하는 직원들에게 물이 들면 나가려고 했다, 베테랑이라 이 지역 물길에 대해 잘 안다며 되레 큰소리를 치는 행락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