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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만 달러대 덫 벗어나 선진국 소프트 파워 갖춰야

[사설] 1만 달러대 덫 벗어나 선진국 소프트 파워 갖춰야

Posted June. 29, 201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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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2만610달러(미국 달러화 기준)에 이를 것으로 정부가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5.8%로 예상되고, 연평균 원화 환율이 작년 달러당 1276원에서 올해 1200원 대 초반으로 낮아져 원화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소득은 1994년 1만1432달러로 1만 달러를 넘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듬해 7355달러로 주저앉았다가 2002년 1만 달러를 회복했다. 환율 이상() 급락이 달러 환산 소득을 2만 달러 대로 끌어올린 2007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16년이나 1만 달러의 덫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 1960년대 초부터 30여 년간 초고속성장을 했다. 1960년 83달러였던 1인당 소득은 1만 달러를 돌파한 1994년 138배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가는데 걸린 기간은 일본(4년) 영국(8년) 미국(10년) 독일(11년) 같은 선진국보다 더 걸렸다. 정치적 민주화 이후 오히려 성장활력이 크게 떨어진 것은 우리에게 부과된 숙제다.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한 뒤 기업들은 신규투자를 꺼렸고 기업가 정신은 위축됐다. 정부 규제는 여전히 기승을 부렸다. 반()기업 정서와 전투적 노동운동도 악영향을 미쳤다.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60%를 밑돌았다. 1인당 소득 2만 달러도 안 되는 나라에서 4만 달러나 5만 달러 국가의 국민인양 샴페인을 터뜨리는 일도 있었다. 자유에 따르는 책임은 지지 않고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후진국형 의식과 관행도 팽배했다.

1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넘어 3만 달러, 4만 달러 국가로 가려면 제도 의식 관행 같은 소프트 파워를 선진국형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전자 조선 철강 등 주요 제조업 분야의 경쟁우위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산업에서 비교우위를 만들어내야 한다. 질 좋은 일자리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의료 관광 교육 같은 고급서비스 산업의 규제완화를 더는 늦출 수 없다. 노동과 교육 분야에서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시대착오적 이념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도 국가적 과제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발전 역사를 보면 경제성장과 1인당 소득 증대는 결국 다수 국민의 생활향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평등 욕구가 높아진 현실에서 성장의 과실이 가급적 더 많은 국민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따뜻한 시장경제도 중요하다. 원천적으로 경쟁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정책적 배려는 필수적이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양극화와 불평등이 지나치게 심화되고 소외감이 커지면 정치사회적 불안요인도 된다. 풍요의 파이를 키우면서도 격차를 줄이고, 기회 균등에 대한 믿음이 정착되는 2만 달러 시대를 거쳐 3만달러 고지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