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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개인기 겹겹으로 막다가 공간 내줘 (일)

아르헨 개인기 겹겹으로 막다가 공간 내줘 (일)

Posted June. 18, 20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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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르헨티나는 한 수 위였다. 한국축구가 세계적인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그 벽을 넘기엔 2%가 부족했다.

허정무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인 아르헨티나 경기에서 먼저 수비를 두껍게 한 뒤 역습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를 상대하며 철저하게 협력수비를 강조했다. 일대일 대인마크를 할 경우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나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테크닉과 스피드를 겸비한 월드 스타들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허 감독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을 포함해 수비형 미드필더 김정우(광주)와 기성용(셀틱) 등 미드필더들에게 상대 공격수 이과인과 메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등을 미리 차단하게 했다. 미드필드를 통과한 선수들은 조용형(제주)과 이정수(가시마) 등 수비수들이 저지에 나설 때 곧바로 미드필더들이 가세하는 식으로 수비수와 미드필더 간의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를 강조했다. 훈련 때도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의 간격을 좁히며 벽을 쌓는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선수들은 메시를 막을 때 두 명 이상이 따라붙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개인기를 앞세운 짧은 패스를 위주로 공략하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꽁꽁 묶기엔 공간이 너무 많이 보였다. 조용형과 이정수가 좌우 수비수들과 협력플레이를 하고 김정우 기성용과도 역할을 분담했지만 메시나 이과인을 막기 위해 선수들이 집중될 때 공간이 생겼다. 아르헨티나는 이 공간을 잘 활용해 한국을 공략했다.

역습 때는 부정확한 패스 때문에 효율적이지 못했다. 또 기성용와 김정우가 미드필드에서 볼을 잡아 좌우로 연결하거나 중앙으로 밀어 공격에 나섰지만 지나치게 수비에 치중하면서 공격수가 부족해 제대로 공략하지 못 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미드필드에서의 압박에서도 밀렸다.

허 감독과 선수들은 아르헨티나 경기 비디오를 자주 보면서 선수들이 장단점을 파악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지만 한 수 위의 기량과 조직력을 갖춘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제압하기에는 힘이 부쳤다. 하지만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출전해 아르헨티나에 1-3으로 패할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허 감독은 당시 우린 아르헨티나를 잘 몰랐다. 그래서 김정남 감독께서 세계적인 선수인 마라도나만 쫓아다니면서 괴롭히라고 했고 난 충실하게 따랐다. 그래도 졌다고 회상한다. 이번엔 준비는 잘했지만 아르헨티나의 실력을 넘기엔 부족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