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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기 저성장 뒤 반짝 중성장에 착시말아야

[사설] 장기 저성장 뒤 반짝 중성장에 착시말아야

Posted April. 14, 201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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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올 1분기 우리 경제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로는 2002년 4분기(8.1%)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넉 달 전인 작년 12월 발표한 4.6%에서 5.2%로 0.6%포인트 높여 잡았다.

한은의 연간 수정 전망치 5.2%는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 9.5%보다는 4.3%포인트 낮다. 그러나 미국(2.5%) 일본(1.6%) 유로권(0.7%)은 물론이고 세계경제 평균 전망치 3.5%보다는 1.7%포인트 높다. 세계경제가 활기를 띠었던 노무현 정부 시절 우리 경제성장률이 거의 매년 세계 평균성장률을 밑돌아 성장엔진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는데, 성장동력을 점차 복원하면서 경제 패배주의에서 벗어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그러나 통계의 착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1분기 성장률이 7.5%라지만 비교 기준인 지난해 1분기는 글로벌 위기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4.3%로 추락했던 때였다. 이른바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올 1분기 경제는 2년 전인 2008년 1분기보다 약 2.9% 성장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다른 나라들보다는 선전()했다지만 0.2%에 머물렀다. 올해 5.2% 성장하더라도 아직은 경기과열이나 거품을 걱정할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 장기 저성장 뒤끝의 반짝 중()성장일 뿐이다.

최근 원화가치가 뛰면서 환율은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인 달러당 1100원대로 낮아졌다. 국제 원자재 값은 다시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제품의 수출 의존도와 자원의 수입 의존도가 유난히 높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 요인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3월 두 달 연속 낮아졌고 고용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지만 자신감이 지나쳐도 안 된다.

한국은 1960년대 본격적 경제발전에 착수한 뒤 1997년 외환위기 때까지 40년 가까이 고도성장을 달성했다. 경제성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국민의 소득과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핵심 변수이다. 더구나 향후 통일 비용 마련과 고령화에 따른 복지예산 등 재정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의 파이를 더 많이 키워야한다. 장기 성장과 경제 위축에 이은 반짝 고성장의 한계를 감안하면 섣불리 성장 중시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 금리도 적절한 시점에는 올려야겠지만 서두르다 회복세를 탄 경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시점을 신중히 선택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