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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화폐개혁 주도 박남기 총살설

Posted March. 19, 2010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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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올해 1월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최근 총살됐다는 소문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라디오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은 17일 함경북도 청진시의 통신원을 인용해 화폐개혁을 주도한 박 전 부장이 모든 책임을 진 채 3월 초 총살됐다는 소문이 평양에서 지방으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매체인 데일리NK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박 전 부장이 1월 말 평양에서 열린 화폐개혁 보고대회 중 만고역적으로 공개 비판을 받은 뒤 현장에서 즉각 체포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는 18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화폐개혁 실패로 악화된 민심과 이로 인해 후계체제에 미친 나쁜 영향의 책임을 박 전 부장에게 씌워 지난주 평양시 순안구역의 한 사격장에서 박 전 부장을 반혁명분자로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또 박 전 부장은 1월 중순 중앙당 간부 전원이 모여 자아비판과 상호비판을 하는 중앙당 대논쟁 자리에서 호된 비판을 받은 뒤 곧바로 구속돼 국가안전보위부의 취조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총살됐다는 소문을 포함해) 박 전 부장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총살설의 개연성이 낮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당국이 박 전 부장의 구속 장면을 주민들에게 공개했고 이후 사실상 가택연금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오랫동안 경제를 총괄하며 예산 관리의 핵심이었던 최측근 중 한 사람을 이렇게 빨리 처형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전 부장의 총살설이 사실이라면 북한 당국이 반시장적 정책인 화폐개혁의 부작용으로 악화된 민심 이반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단행한 화폐개혁과 시장외환통제 조치가 낳은 물가 급등과 식량 부족, 사회 불안 등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 이에 따라 김영일 북한 내각총리는 2월 평양 시내 인민반장(한국의 동장) 수천 명을 모아놓고 이런 부작용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사상교육을 총괄해 온 최익규 노동당 선전선동부장이 올해 초 해임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신성화 작업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매우 엄한 질책이 내려졌다며 김 대장 동지(정은)의 선전활동과 관련해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 씨가 정은의 후계승계 작업에 소극적이었거나 차남 정철을 추천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윤완준 김창원 zeitung@donga.com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