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검은돈 민심 등지고.. 대미 갈등 불안 키우고 (일)

검은돈 민심 등지고.. 대미 갈등 불안 키우고 (일)

Posted March. 16, 2010 09:10,   

日本語

일본 민주당 정권이 16일로 출범 6개월을 맞았다. 자민당의 반세기 장기집권에 식상한 국민이 무조건 갈아보자며 출범시킨 정권이었지만 집권 6개월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관료개혁과 예산절감 등 일부 정책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치자금 문제와 미국과의 갈등, 리더십 부족 등 부정적 측면이 두드러졌다. 정치자금

새 정권이 허니문을 즐길 여가도 없이 냉담한 여론에 직면한 가장 큰 이유는 쌍두마차인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의 정치자금 의혹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경험부족을 알면서도 정권을 맡긴 것은 자민당 장기정권의 금권정치에 신물이 난 측면이 짙었다.

그런데 정권 출범 2개월쯤인 작년 11월경 하토야마 총리가 재벌 딸인 모친으로부터 거액의 불법 정치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정치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정권이 궁지에 몰렸다. 검찰 수사 결과 회계담당 전 비서는 기소됐고 총리는 뒤늦게 5억여 엔의 탈루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 총리는 대국민 사죄를 했고 도덕성에 금이 갔다. 오자와 간사장도 올해 초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정치자금 보고서 허위기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2월 초에는 오자와의 비서 출신 중의원 의원 등 3명이 기소됐다. 여론은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등 싸늘하다.

관료주의 타파 개혁

하토야마 총리는 정국 전면에 제대로 나서지도 못한 상태에서 리더십 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초창기에는 스타 각료들이 전면에 나섰다. 간 나오토() 부총리 등은 100년 이상 일본을 사실상 지배해온 관료사회 개혁에 칼을 빼들었다. 사무차관회의를 전격 폐지하고 관료들은 국회에서 답변도 못하게 했다. 낙하산 인사 근절과 퇴직관료들이 주축인 각종 단체에 대한 예산지원이 재검토됐다.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은 얀바댐 등 초대규모 국책사업을 중단시키는 등 획기적인 예산절감에 나섰다.

달라진 미일 관계

오카다 가쓰야() 외상은 과거 자민당 정부가 미국과 체결한 밀약에 대한 전면 조사를 지시했다.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실감하면서 내각 지지율은 70% 안팎의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하지만 개혁정책의 빛을 바래게 한 것은 집권 1개월 만에 최대 현안으로 등장한 후텐마() 미군비행장 이전 문제였다. 하토야마 총리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오락가락해 리더십에 결정적인 허점을 드러냈다. 총리와 각료들이 후텐마를 놓고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 등 하토야마의 리더십은 정권 내부에서도 흔들렸다.

첩첩산중 경제

경제만이라도 살아나면 정권이 한숨을 돌릴 수 있겠지만 올해 1월까지 11개월째 소비자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심각하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3%로 선진국 가운데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채무는 825조 엔(약 1경323조 원)으로 GDP 대비 174%. 역시 선진국 최악 수준이다.

정부가 댐과 도로 등 각종 사회간접시설(SOC) 예산을 아동수당 등 복지예산으로 돌린 것도 당장은 지방의 건설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았다. 자칫 성장 없는 복지로 끝없이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연립정권 구도 변화 조짐

연립 파트너인 사민당은 후텐마 문제에서, 국민신당은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 문제 등에서 민주당과 삐걱거렸다. 양당은 참의원에서의 캐스팅보트를 무기로 주요 정책에서 사실상 비토권을 행사해왔다.



윤종구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