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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부터 저항, 북급변사태 새 변수로(일)

아래로부터 저항, 북급변사태 새 변수로(일)

Posted February. 20, 20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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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불만에 외부 봉쇄 겹쳐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1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송영선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화폐개혁 실패는 북한 주민과 지도자 간에 존재했던 도덕적 밧줄을 약화해 북한체제 내구력()에 중대한 손상을 낳았다며 향후 북한 체제의 존속은 주민들의 정치적 태도 변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 주민의 체제 피로도, 화폐개혁 실패의 후유증, 외부 정보의 침투와 확산 등이 증가하면서 점차 강압적 수단과 위기감 조성을 통해 북한 주민을 통제하는 방식이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전문가는 공통적으로 향후 북한 변화의 중요 변수로 아래로부터의 저항 가능성을 주목한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은 1990년대 경제위기 이후에도 미국과 남한, 중국 등의 인도적 지원을 받아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2차 핵실험 이후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은 초유의 봉쇄 상태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과 남한이 동시에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을 중단한 일은 초유의 일로 북한 체제의 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붕괴의 외부 요인을 지적한 것이다.

사회주의 붕괴의 모든 요인 나타나

사회주의 정치경제 분야의 권위자인 헝가리의 야누스 코르나이 박사에 따르면 옛 소련 등 동유럽 국가들이 체제 전환을 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축적된 경제난 대중의 불만 권력층의 자신감 상실 국제적 요인 등 4가지다.

이 이론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대 이후 축적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강력한 1인 독재정치가 아래로부터의 저항을 막았고 중국 등 외부로부터의 지원 덕분에 체제를 유지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08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에 따라 권력 핵심부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최근 아래로부터의 저항과 외부로부터의 봉쇄가 체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북한 당국이 화폐개혁과 시장외환통제 조치를 단행하자 시장에서 외화 거래로 생존했던 주민들이 생필품 거래 등 경제활동을 일시에 중단해 국가 경제를 마비시킨 것은 소극적이지만 명백한 저항으로 해석된다. 백 센터장은 당국과 시장의 싸움에서 시장이 이긴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이 체제에 저항할 수 없을 것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선 위기관리론도

북한은 급변사태 논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북한의 체제 유지를 담당하는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는 8일 사상 첫 연합성명을 통해 남조선 당국이 있을 수도 없는 우리의 급변사태를 의도적으로 조장하면서 이미 완성한 작전계획 5029와 비상통치계획 부흥을 실행하는 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최근) 모든 움직임이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도 지난달 15일 대변인 성명을 내고 남한의 이른바 부흥 계획을 비난하면서 이 도발적인 계획에는 우리 공화국에서 있을 수도, 일어날 수도 없는 급변사태의 유형을 구분하고 그에 대처할 저들의 행정상의 조치까지 시행한다는 반공화국 체제 전복 내용들이 구체화돼 있다고 비난했다.

한 전문가는 북한의 강한 비난은 곧 내부 불안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북한의 불안한 상황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당장 내부 불안으로 급변사태를 맞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은 북한과 대화를 하고 적절한 지원을 통해 위기를 관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