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내 판교테크노밸리 SK케미칼연구소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작업 근로자 이모(36), 유모 씨(58)와 경비원 노모 씨(66) 등 3명이 숨졌다.
전모 씨(38) 등 8명은 구조돼 가벼운 부상을 입은 2명을 제외한 6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15일 오전 8시 25분경 공사현장 북쪽의 길이 15m, 폭 3m의 비탈면 흙더미와 H빔이 22m 아래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와 함께 터파기 현장 지표면과 같은 높이의 철제 상판 위에 있던 사무실용 컨테이너 6개가 함께 추락했고 근처의 크레인도 넘어졌다.
이 사고로 컨테이너에 있던 유, 이, 노 씨가 추락해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흙더미와 철구조물 등에 깔려 숨졌다. 크레인 기사 전 씨, 현장 바닥과 H빔 위에서 작업을 하던 이모 씨(60) 등 인부 8명은 흙더미에 묻히거나 철구조물에 깔렸다가 긴급 출동한 119 등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된 근로자 A 씨는 작업하는 중 누군가가 중단하고 빨리 대피하라고 외쳐 주변을 둘러보니 덤프트럭과 굴착기가 추락하면서 흙더미와 자재가 순식간에 인부들을 덮쳤다며 H빔 위에 지지대를 만들어 상판을 얹고 컨테이너도 놓고, 자재 실은 트럭도 다녔지만 평소에도 약해 보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얼었던 땅이 녹은 데다 사고 이틀 전부터 전날까지 36mm가량의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지는 바람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 공사 책임자와 안전 관리자를 불러 정확한 사고 원인과 함께 안전조치가 충분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부상자가 며칠 전부터 사고가 난 벽면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말이 돌았다고 주장함에 따라 시공사에서 미리 사고 조짐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난 현장에는 지하 5층 지상 89층의 연구소 건물 2개 동이 내년 4월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 터는 경기도시공사가 첨단업종 연구소를 유치하려는 66만 m 규모의 판교테크노밸리의 일부다.
숨진 3명의 빈소는 이날 성남시 분당 제생병원에 마련됐다. 유 씨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건설 현장에서 근무했으며 지난해 정년퇴직한 후에도 아직 건강하다며 현장에서 일하다 변을 당했다. 전기 공사 하청업체 소속 이 씨의 빈소에서는 어린 두 딸이 계속 아빠를 찾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동영 남윤서 argus@donga.com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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