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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뺏길뻔한 물류국부 지켰다

Posted December. 01, 2006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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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마크가 절반, 대한통운과 한진 마크가 각각 25%였다. 대한통운과 한진이 GM대우 KD센터를 공동으로 운영하다 보니 3개 회사 직원들이 한곳에서 일하게 된 것.

60여 년 동안 물류업계 맞수로 1, 2위를 다투던 대한통운과 한진이 GM대우 물류사업 공동 운영을 위해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적과의 동침에서 한솥밥 동지로

KD센터는 GM대우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과 반제품을 포장해서 배에 싣는 일을 한다. 연간 57만 대분의 자동차 부품을 중국, 인도, 러시아, 폴란드 등 세계 15개국의 GM그룹 현지 조립공장으로 수출한다.

대한통운과 한진은 지난해 5월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KD센터 건립과 운용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두 회사는 센터 건립에 착수하여 10월 20일 완공했다. 센터 용지는 1974년부터 양사가 정부에서 임차해 야적장으로 사용해 온 곳이다.

센터 내 사무실로 들어가니 6개의 책상이 3개씩 마주 보고 놓여 있다. 왼쪽은 한진, 오른쪽은 대한통운 직원들이 앉아 일을 하고 있었다. 단순히 사무실만 같이 쓰는 것이 아니다.

장비 및 도급업체 관리는 한진이, 비용 청구 업무는 대한통운이 담당하는 등 같은 회사의 다른 부서처럼 일하고 있었다. 각자 잘하는 분야를 맡아 최상의 성과를 낸 뒤 이익을 절반 씩 나누는 공동 경영이다.

한진 KD운영팀 성인모 과장은 처음 한두 달은 회사 기밀이 샐까 봐 경계하고 회사 문화의 차이로 갈등도 있었지만 공동의 목표를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 회사 직원처럼 어울리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통운 전략사업팀 송승규 과장도 업무는 물론 회식과 야유회도 함께하며 상대방 회사의 장점을 배우고 있다며 다만 서로 월급을 묻지 않는 것은 불문율이라며 웃었다.

손잡고 레드오션 극복

KD센터는 당초 다른 곳에 지어질 뻔했다.

2004년 GM대우가 KD센터를 3자 물류 방식으로 외주업체에 맡기는 아웃소싱 방안을 밝히자 인천시와 전북 군산시, 중국, 싱가포르 등이 센터 유치 작전에 뛰어들었다.

군산시는 거의 공짜에 가까운 가격에 용지를 제공하겠다고 나섰고 중국과 싱가포르 등은 값싼 인건비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약속했다.

인천시가 고전하고 있을 때 대한통운과 한진이 4부두 야적장을 센터 용지로 쓰자고 제안했다. 결국 GM대우는 인천항의 뛰어난 입지조건과 협력업체가 경인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인천항을 낙점했다.

KD센터는 인천시 대한통운 한진 GM대우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줬다. 인천시는 KD센터 완공으로 올해에만 8059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4504명의 고용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통운과 한진은 KD센터 운영을 통해 GM의 글로벌 물류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센터 검수장에서 포장된 부품의 10%를 다시 뜯어 검사하는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철저한 품질관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 것. GM대우도 연간 250억 원 규모의 물류비 절감 효과를 보게 됐다.



이종식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