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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치기 좌파에 실망?

Posted July. 21, 200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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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남자들이 떠나고 있다.

대통령 후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던 친노() 인사들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속속 등을 돌리고 있다. 여권에서는 그 많던 친노는 어디에 갔을까란 자조마저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노무현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상지대 서동만 교수는 최근 북한 핵 및 미사일 발사 사태 등과 관련해 현 정부가 자화자찬하다가 문제를 그르쳤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경북대 이정우 교수는 노 대통령이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중단 서명운동을 주도하며 맞서고 있다. 그는 대통령 후보 자문교수단, 대통령직인수위를 거쳐 2003년 1029부동산 정책 등 정부의 경제정책 입안을 주도했었다.

또 한미 FTA 협상 중단 요구 서명자 명단에는 박태주 전 노무현대통령후보 노동특보를 비롯해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의 남편인 충남대 박진도 교수와 강원대 이병천 교수 등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소속 교수들도 포함돼 있다. 노 대통령의 경제 교사들이 노 대통령의 핵심 정책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한미 FTA 관련 정책은 물론 노 대통령 주변의 386 참모에 대해서도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정태인 전 대통령국민경제비서관은 2002년 대선 때 노 후보 자문그룹으로 참여했고 대선 후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발탁돼 청와대에 들어갔던 노무현 맨이다.

이들 친노 인사의 정부 비판론을 따지고 들어가면 노 대통령이 소수의 청와대 386 참모들과 관료시스템에 둘러싸여 국정을 시스템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실제로 이들은 경제는 관료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는 문제다(이정우 씨), 관료에 대한 통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서동만 씨), 청와대 386 참모들은 뚜렷한 철학이 없고, 자기 생각이 없다(정태인 씨)고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친노의 노무현 비판에 대해 그만큼 현 정부의 국정운영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실례라고 설명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친노 인사들의 대통령 비판은 권력 핵심에서 밀린 데 따른 반작용의 측면이 있다.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거세진 데 따른 자기 살 길 찾기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정부에 참여했던 좌파 성향의 인사들이 노무현 정부의 노선에 불만을 갖고 비판하기 시작한 것은 이데올로기 갈등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일부 좌파 지식인이 노무현 정부의 얼치기 정책 때문에 좌파의 재집권을 요원하게 만들었다고 불만을 나타내는 것과 노무현 남자들의 정부 정책에 대한 반기가 상관관계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 소속인 고려대 임혁백 교수는 진보적 정권인데 본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정책과 어긋나게 가자 이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