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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에위니아 비상.. 숨죽인 한반도

Posted July. 10, 200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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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에위니아가 한반도 내륙에 본격 상륙하기 전부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9일 대구 경북 등 영남지역에서만 폭우로 불어난 물에 80대 노인이 떠내려가 숨지는 등 7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9일 밤 제주도가 에위니아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이면서 전국에 태풍 비상이 걸렸다.

전국 비 피해 속출=태풍에 떠밀려 온 장마 전선의 영향까지 겹쳐 이날 오전 경남, 경북 등 일부 지방에는 시간당 4055mm의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등 최고 14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폭우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7시 54분경 경남 양산시 남부동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비 피해를 점검하던 권모(57) 씨가 공사장 웅덩이에 빠져 숨졌다. 낮 12시 31분에는 창녕군 계성면 봉산리 최모(72) 씨의 축사에서 배수 작업을 하던 최 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빗길 차량사고도 이어졌다. 오전 8시 경 경북 경산시 하양읍 국군대구병원 앞 도로에서는 유모(27) 씨가 몰던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5m 아래 철길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운전자 유 씨가 포항발 동대구행 통근열차에 치여 숨졌다.

침수 피해와 산사태도 잇따랐다.

경남 함안군 대산면에서는 농경지 3ha가 침수되고 마산시 구산면 하천의 둑이 터져 농경지와 저지대 주택이 물에 잠겼다. 전남 여수시에서도 여서동 현대아파트 지하상가 일부가 침수돼 소방차 등이 출동하여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다.

경남 창원시 불모산동 야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70여 t의 토사가 흘러내렸다. 진해시 태백동 고갯길 야산에서 1.5m 크기의 바위가 굴러 내려와 왕복 2개 차로 중 1개 차로가 통제됐다.

울산공항에서는 서울과 제주 등으로 운항하는 하루 왕복 36편의 비행기 대부분이 결항됐다.

중심 부근 초속 35m 강풍=기상청은 에위니아가 9일 오후 3시 현재 제주도 서귀포 남쪽 450km 부근까지 북상했으며 시속 30km의 빠른 속도로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다며 진로가 유동적이지만 10일 강풍이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위니아는 중심 부근에 초속 35m(시속 123k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해상에는 812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중심 기압은 965헥토파스칼(hPa)로 2002년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루사(950hPa)에 필적한다.

기상청은 태풍은 10일 오후 3시 목포 서북서쪽 110km 부근 해상에 접근하는 데 이어 11일 오전 3시 백령도 북동쪽 150km 부근 해상에 이르러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겠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9일 밤부터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 제주도를 비롯해 10일까지 남해안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관측했다.

특히 한반도는 태풍 진로의 오른쪽에 놓이게 돼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보여 서남해안에 침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태풍은 왼쪽에서 소용돌이치면서 불기 때문에 진행 방향 오른쪽 반원을 위험반원이라고 한다.

공무원들 비상 근무=청와대는 9일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태풍 에위니아에 대비한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태풍 상황과 정부 각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의 대비상황을 점검했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태풍이 장마 시기와 겹쳐 지반 약화에 의한 호우 피해가 더 커질 수 있고, 지자체 단체장 교체기에 다른 인사이동으로 대비태세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부처 기관장들을 포함한 공무원들의 비상근무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전 군에 인명과 장비 피해를 막기 위해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각 군은 사고예방을 위해 야외 훈련부대에 안전조치를 취하고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부대 밖에서 이뤄지는 훈련일자를 조정하거나 취소하도록 예하 부대에 지침을 내렸다.

또 해군 경비정과 공군 항공기 같은 주요 군 장비들을 안전지역으로 대피시키고 긴급 재난발생에 대비해 20여개 부대 1500여 명으로 탐색구조 부대를 편성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해당 지역 군부대 간 지원체제를 유지하고 폭풍 해일로 침수피해가 예상되는 서남해안 지역의 경우 해경 및 경찰과 사고 예방에 적극 협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