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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 건강 여든간다

Posted May. 15, 2006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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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까지만 해도 남부럽지 않은 몸매를 유지했던 김모(35여) 씨.

결혼, 그리고 첫 임신과 함께 긴장의 끈을 놓으면서 늘어난 20kg의 체중은 출산한 뒤에도 7kg이나 남았다. 둘째를 낳은 뒤 3kg, 어찌된 일인지 해마다 1kg은 늘고 있다.

그는 여고 동창인 이모 씨를 보면 속이 상한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건 똑같지만 결혼 전과 비교해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운동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비결이 뭘까? 궁금하다.

가톨릭대 의대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는 이런 차이는 청소년기, 이르면 그 이전부터 형성된 몸의 질이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며 겉으로 드러나는 건강 뿐 아니라 평생에 걸쳐 쌓이는 몸의 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팀은 최근 도시(서울 강남)와 농촌(제주)의 남녀 고교생 451명을 대상으로 비만 정도를 알아보는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와 체내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렙틴, 혈당, 콜레스테롤 등을 측정한 연구를 통해 도시 여학생이 농촌에 비해 성인기에 급격히 비만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같은 체중이라도 근육과 체지방량이 확연히 달랐다고 말했다.

연구결과 여학생의 평균 BMI는 도시 21.3, 농촌 21.8로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BMI 25 이상의 비만 학생은 도시가 5%, 농촌이 13%로 농촌에 더 많았다. 하지만 체지방량이 많아지면 증가하는 렙틴은 도시(8.88ug/L)가 농촌(7.77ug/L)에 비해 훨씬 높았다. 즉, 외견상으로는 똑같이 날씬하더라도 도시 여학생이 근육이 적고 지방이 많다는 의미다.

윤 교수는 도시 여학생이 운동량이 적고 패스트푸드 등 지방의 섭취가 많기 때문이라며 근육이 적으면 기초대사량이 낮기 때문에 조금만 몸매 관리에 소홀해도 살이 급격히 찔 수 있다고 말했다.

남학생은 모든 면에서 도시가 농촌에 비해 몸의 질이 좋지 않았다. 평균 BMI는 도시(23.8)가 농촌(21.3)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고 BMI 25 이상의 비만 학생도 도시가 31%, 농촌이 6.6%로 도시지역이 훨씬 많았다. 렙틴도 도시(4.15ug/L)가 농촌(2.33ug/L)보다 많았다.

윤 교수는 도시의 고교생들이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 등이 전반적으로 높았다며 청소년기엔 정상 수준이었더라도 이 시기의 비만과 체지방량의 증가는 10년 뒤 당뇨 고지혈증 등 각종 생활습관병(성인병)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나연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