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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회장 휠체어 타고 귀국

Posted February. 06, 2006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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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치료 등을 이유로 해외에 장기 체류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전격 귀국했다.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4일 미국으로 출국한 지 5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이날 전용기인 보잉비즈니스제트(BBJ) 편으로 일본 홋카이도() 지토세()공항을 출발해 오후 8시 20분경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허리에 복대를 맨 채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삼성 측은 지난주 산책 도중 미끄러져 발목 인대를 다쳤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작년 1년 동안 소란을 피워 죄송하게 생각하며 책임은 전적으로 나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제경쟁이 하도 심해 상품 1등 하는 데만 신경을 썼는데 국내에서 (삼성이) 비대해져 느슨한 것을 느끼지 못했다며 그나마 지난해 중반쯤 느끼게 돼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회장은 8일부터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 회장은 처음에는 (참석)하려고 했으나 발 때문에 돌아왔다고 답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한두 달 정도 지나야 깁스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절묘한 부상이라는 평도 있다. 이 회장은 IOC 총회에 참석할 수도, 참석하지 않을 수도 없는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참석하면 국내 현안은 외면하면서 올림픽에는 참석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고, 불참하면 IOC 위원으로서 부산 IOC 총회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운동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었다. 결국 발 부상으로 IOC 총회에 자연스럽게 불참하면서 치료를 위해 귀국까지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5개월간의 해외 생활에 대해 이 회장은 치료도 하고, 약속한 사람들과 만나고 요양도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마친 뒤 20여 명의 경호원에게 둘러싸여 곧바로 용산구 한남동 자택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200여 명의 취재진과 경호원 사이에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배정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정동민)는 회계자료 분석 등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이 회장을 조사할 계획이 없으며 출국금지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말 삼성그룹 계열사를 감사한 회계법인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당시 확보한 회계 자료를 분석하는 중이다.

이 회장은 공항에서 이와 관련해 검찰과 판사 양쪽에서 다 연구해서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