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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일하는 시장

Posted November. 12, 20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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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특정 이해집단에 빚진 게 없습니다. 지난 4년간 학교 재정 지원을 25억 달러 늘렸고 범죄율을 20% 줄였습니다. 최근 1년간 일자리 5만 개를 만들었고 30억 달러를 들여 저가 주택을 지었으며 의료보험 수혜자를 100만 명 늘렸습니다. 마이클 블룸버그(63) 미국 뉴욕시장이 재선 선거운동 때 말했다. 8일 선거에서 낙승한 그가 지지자들 앞에 섰다. 오늘밤은 마음껏 축하하고, 내일 아침부터 다시 일합시다.

기업인 출신으로 50억 달러(약 5조2500억 원)의 재력가인 블룸버그 시장은 4년 전 첫 선거 때 7400만 달러(약 770억 원)를 뿌렸다. 유력지 뉴욕타임스는 금권선거라고 비판하며 상대 후보를 지지했다. 이번엔 블룸버그 시장은 역대 최고 시장 중 한 명이 되는 길로 가고 있다며 그를 밀었다. 그가 일이 되도록 하는 데 노력을 집중했다는 것이 이유다. 다만 선거비용 과다 지출에 대해선 거듭 경고했다. 그는 이번에 6600만 달러(약 700억 원)를 썼다.

뉴욕은 5 대 1로 민주당이 공화당을 압도한다. 블룸버그 시장이 금권선거 비난 속에서 공화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한 것은 뉴요커들이 공화당 성향으로 바뀐 게 아니라 일 잘하는 시장을 원했기 때문이다. 193345년 세 차례 뉴욕시장을 지낸 피오렐라 라과디아가 쓰레기를 치우는 데 공화당식, 민주당식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던 대로다.

블룸버그 시장의 선거공약은 교육, 주택, 치안, 지역개발 등에 집중됐다. 추상적인 것은 없고 뉴욕시민들의 손에 잡히는 삶의 문제들이었다. 첫 임기 중 주()의회를 설득해 교육행정 권한을 받아와 위원회 폐지 등 대대적 개혁에 나선 일, 시와 관련된 모든 민원()을 원스톱 처리하는 311 전화를 개설한 일도 그런 범주에 속한다. 그가 내세운 가치는 독립, 정직, 근면이었다. 당파와 관계없이 일하자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이렇게 실용적으로 일하는 정치인을 제대로 고를 때 지역도, 국가도 발전할 수 있을 텐데 한국은 어떤지?

홍 권 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