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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템플 스테이

Posted August. 06, 200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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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불교 붐이 일고 있다. 불교 신자가 60만 명에 이르고 인구 6000만 명 가운데 500만 명이 불교를 가장 호감이 가는 종교로 꼽았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미국은 명상에 잠겨 있다. 명상과 참선, 요가를 하는 인구가 1500만 명에 이른다. 배우 리처드 기어는 티베트의 불교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열렬한 후원자이고, 샤론 스톤은 집안에 불상까지 들여놓았다. 앨 고어 전 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빌 포드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널리 알려진 명상 예찬론자들이다.

미국에서 명상센터를 찾는 사람들은 중산층 이상의 고학력자가 많다. 대중의 선망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저명인사들이 불교에 심취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미국인으로 한국에서 출가한 현각 스님은 미국 사회가 겉으론 풍요롭지만 내면적으로 허무감에 가득 차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서양의 물질문명에 한계를 느끼고 탈출구로서 동양의 정신세계와 수행에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높은 지위에 오르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일수록 고독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때문일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휴가철을 맞아 산사()체험이 인기다. 깊은 산속 사찰에 며칠 머물며 참선과 수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사람이 얼마나 올까 반신반의하며 템플 스테이 행사를 마련했던 불교계도 깜짝 놀랄 정도로 지원자가 많다고 한다. 참살이(웰빙) 선풍이 불면서 몸의 웰빙에서 마음의 웰빙으로 확산되는 듯도 하지만 근본적으론 경쟁이 치열해지고 세상살이 근심이 많아졌음을 보여 주는 게 아닌가 싶다.

한국의 선()불교 전통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사찰 체험이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많은 사람에게 내면의 평화를 선사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문화유산을 활용하고 전통을 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해외의 명상 애호가들을 상대로 한국의 산사 체험을 적극 홍보해 한국을 더 많이 찾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제2의 한류가 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홍 찬 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