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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번 9302070, 신고합니다

Posted June. 24, 200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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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번 9302070, 이등중사 마태진 신고합니다.

몸은 비록 늙고 불편하지만 반세기 만에 훈장을 찾은 625전쟁 참전 팔순 노병은 군번과 계급을 잊지 않고 또렷이 기억했다.

육군 제53사단은 24일 부산 해운대 사단 연병장에서 장병과 인근 초등학교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625전쟁 참전용사 7명에 대해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한다.

625전쟁 5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주인을 찾은 화랑무공훈장의 주인공은 마태진(81), 장상조(75), 이화세(76), 서문병(79) 씨 등 생존자 4명을 포함해 이미 고인이 된 한봉율(), 조남용(), 김향곤() 씨 등 7명.

훈장을 품어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3명에 대해서는 아들과 부인이 참석해 훈장을 받는다.

마 씨의 경우 26세였던 1950년 10월 중순 가족들이 걱정할 것을 우려해 잠시 나갔다 오겠다며 대문을 나선 뒤 곧바로 국군에 자원입대했고, 이후 안강전투와 향로봉지구 전투 등 크고 작은 전투에 참전했다. 그는 향로봉지구 전투 때 어깨에 박힌 파편을 아직도 제거하지 못한 채 반세기 이상을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마 씨는 최근 치매증세로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군번과 계급만큼은 기억하고 있다.

이날 훈장을 받은 노병들은 군악대의 축하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2대의 열병 차에 나눠 타고 열병을 하며 그동안의 회한을 달랜다.

이들이 반세기가 넘게 훈장을 받지 못한 것은 전쟁기간 중에는 가수여증을 주고, 전쟁 후인 1955년 3월부터 현역 우선으로 수여하기 시작했으나 전역과 주소불명 등의 이유로 주인을 찾지 못했기 때문.

53사단은 육군본부, 보훈청과 함께 전산망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통해 부산과 울산, 양산지역에서 2002년에는 296명, 2003년에는 55명, 2004년에는 27명의 주인을 찾아 훈장을 전달했다.



조용휘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