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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장 한국, 선진국 눈앞에 두고 휘청

정운찬 총장 한국, 선진국 눈앞에 두고 휘청

Posted March. 23, 200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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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으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우리나라가 휘청거리고 있다.

정운찬(사진) 서울대 총장이 한국 경제와 교육 현실을 걱정하면서 쓴소리를 했다.

정 총장은 23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에서 열린 삼성그룹 사장단회의에 초청연사로 참석해 지금 한국 경제는 빨간 불을 보이고 대학 교육은 위기에 처하는 이중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극약 처방보다 기초체력 다지는 것이 시급=정 총장은 강연에서 경제 성장은 일부 대기업의 힘에 의존할 뿐이며 중산층은 무너지고 서민들은 생존권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카드 빚 때문에 명문대 재학생이 강도로 돌변하고, 취직이 안 되거나 자식에게 폐 끼치기 싫다고 젊은이부터 노인들까지 매일 40명씩 자살을 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초등학생들이 폭력서클에 가입하고, 가족끼리 살해청부를 하는 엽기적인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부모들 때문에 한국은 세계 1위의 저출산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정 총장은 이런 상태에선 아무리 그럴듯한 제도를 도입해도 결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며 약한 체력에는 무리한 수술과 극약 처방보다는 기초체력부터 탄탄하게 다져 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급한 대학 구조조정=정 총장은 정권은 바뀌어도 한결같은 정책을 펼칠 수 있는 힘은 무엇보다 훌륭한 인적자원에서 나온다면서 한국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 변수로 교육 문제를 꼽았다.

그는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한국 경제는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회복했지만 대학은 위기 징후조차 감지하지 못한 채 구조조정 시도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 총장은 소위 SKY 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한 해 입학생 수는 1만5000명으로 이들이 사회요직을 독차지하고 있다면서 형평성이나 양질의 교육을 위해 학생 수를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강연에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 50여 명이 참석했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