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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트럼프, 대의원 과반 확보… 112년만에 전현직 ‘리턴매치’ 확정

바이든-트럼프, 대의원 과반 확보… 112년만에 전현직 ‘리턴매치’ 확정

Posted March. 14, 2024 09:04,   

Updated March. 14, 202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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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동시에 민주·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했다. 미국에서 1912년 이후 112년 만에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확정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州)와 워싱턴, 미시시피 등에서 열린 경선에서 승리해 전체 대의원 3932명 중 2000명이 넘는 대의원을 확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경선을 통해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대의원 ‘매직넘버’인 1215명을 넘어섰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를 확정하면서 20년 만에 가장 긴 대선 본선 경쟁 레이스가 열리게 된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사퇴일을 기준으로 잡으면 올해 대선 본선 레이스는 244일간 이어진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 맞붙었던 2004년 대선과 같은 기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후보가 이전부터 사실상 확정된 것을 감안하면,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대선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의 위협이 어느 때보다 커진 가운데 유권자들이 미국을 이끌 수 있도록 나에게 다시 신뢰를 보내줘 영광”이라며 “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인가, 아니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도록 내버려둘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오늘은 위대한 승리의 날”이라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조 바이든을 패배시켜야 한다”고 반격했다.

다만 이날 경선에선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약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대선 판도를 결정할 대표적인 경합주인 조지아주 경선 결과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13.2%의 득표율을 얻은 대목이 뼈아프다. 이미 사퇴했는데도 상당수 공화당 지지자들이 여전히 반(反)트럼프 성향을 보인다는 게 증명됐다. 심지어 주도 애틀랜타가 속한 풀턴카운티에선 헤릴리 전 대사의 득표율이 40%에 육박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둘 다 싫다는 이른바 ‘더블헤이터(double-hater)’로 인한 투표율 하락이 레이스 내내 악재가 될 수 있다. CNN방송은 “중요한 경합주인 조지아에서 일부 유권자들이 아예 투표하지 않은 건, 콘크리트 지지 세력이 두꺼운 트럼프보다 중도·무당층 지지가 절실한 바이든에게 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