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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1%가 수도권 거주하는 나라… ‘메가 시티’는 지방부터

인구 51%가 수도권 거주하는 나라… ‘메가 시티’는 지방부터

Posted November. 02, 2023 08:49,   

Updated November. 02, 202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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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이번 주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하기로 했다. 선진국들과의 ‘메가 시티’ 경쟁과 국토 균형 발전의 관점에서 서울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구상 없이 한 도시의 서울 편입을 번개불에 콩 볶아 먹듯 결정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선진국들은 대도시와 주변 지역을 통합한 교통 체계 개선으로 신속하고 편리한 이동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산업과 주거의 양면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영국은 런던을 1963년부터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를 발전시킨 데 이어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템즈강 하구까지 확장하고 있다. 프랑스는 파리가 워낙 좁고 교외와 분리돼 있어 인종 갈등까지 심화되자 2007년부터 파리를 서쪽의 르아브르 항구까지 연결하는 그랑 파리(Grand Pari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도 전원적인 소도시 중심 계획에서 벗어나 뉴욕권 등 전국을 100개권으로 나눈 ‘메가 시티’ 발전 전략에 뛰어들었다.

서울이 ‘메가 시티’ 경쟁에 뛰어든다면 국제 공항과 항구를 지닌 인천까지 경인권 일대를 어떻게 서울과 연결시키느냐가 1차적 관건이다. 김포만 달랑 편입한다고 해서, 또 몇몇 다른 주거 도시를 행정적으로 추가 편입한다고 경쟁력있는 ‘메가 시티’가 되지 않는다. 서울로의 인적 물적 흐름만 늘려 그렇지 않아도 몸살을 앓고 있는 서울 중심 지역의 혼잡만 가중시킬 수 있다.

서울은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여전히 940만명이 거주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면적은 국토의 11%밖에 되지 않지만 인구는 나머지 지방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은 51%가 거주한다. 수도권에의 지나친 편중으로 노동력의 과부족, 부동산 값 폭등, 출산율 저하 등 갖가지 심각한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최우선 과제는 수도권 내에서 서울의 면적을 늘리는 게 아니라 지방을 발전시켜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과 인구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올초 부산 울산 경남을 포함하는 부울경 특별연합이 출범했으나 좌초했다. 그래도 경제특구 교육특구 등 특구(特區) 나 설치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실질적 지방 발전이 어렵다. 일본은 수도권이 아닌 오사카와 교토를 중심으로 일대 지자체가 연합해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형 지방 메가 시티를 키울 방법을 먼저 고민하면서 서울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