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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금리 내년까지 계속… 韓 ‘L자형 장기침체’ 대비할 때

美 고금리 내년까지 계속… 韓 ‘L자형 장기침체’ 대비할 때

Posted September. 23, 2023 08:36,   

Updated September. 23, 202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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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했다. 하지만 연내에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남아 있고, 고금리가 내년 말까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세계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대다수 주요국 증시도 약세로 돌아섰다.

충격파가 커진 건 연준이 올해 6월 내놨던 4.6%의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5.1%로 높였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의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최고 12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미국의 성장률과 고용지표는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을 잠재우는 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해진 것이다.

국내외 경제사정이 4분기 중 호전돼 수출 중심으로 경기가 가파르게 회복되길 기대하던 한국으로선 전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추가 금리인상이나 고금리 장기화는 국내외 소비자의 가처분소득을 줄여 경기회복을 지연시킨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전년 동월대비 9.8% 증가하며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이 다시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높다. 달러화 강세가 심화돼 한국의 자본시장에서 해외 자금이 빠져나가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분기 101.7%로 세계 4위인 한국으로선 고금리 충격이 더 심각할 수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한국 은행들의 조달금리는 급등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6개월 만에 6%대로 올라섰다. 그런데도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불안감에 빚을 내 집 사는 사람들이 늘어 가계부채는 급증세다. 그런데도 한국은행은 경기가 더 악화될까봐 금리인상을 주저하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월의 2.7%에서 3%로 높이면서 한국 성장률은 1.5%를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은 2.1%로 전망했지만 고금리·고유가가 내년까지 장기화화면 그마저 위태롭다. 바닥으로 내려앉아 횡보하는 ‘L자형 장기 경기침체’가 현실로 닥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신뢰할 수 있는 주택공급 정책으로 ‘영끌’ 심리를 잠재워 가계부채 증가에 브레이크를 걸 필요가 있다. 동시에 반도체 국제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자동차, 선박 등의 수출을 독려하고 내수 둔화를 막을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