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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에 레드라인 넘지말라 연일 경고

Posted June. 24, 2020 08:51,   

Updated June. 24, 202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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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대표적 핵전력인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근처로 연이어 전개하면서 북한에 대한 도발 경고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대남 공세를 ‘행동’으로 옮기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때마다 대표적 전략자산을 한반도와 가까운 동북아시아로 진입시켜 강력한 견제 시그널을 보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주도로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다음 날(17일)에 알래스카의 아일스 기지를 이륙한 B-52 폭격기 2대가 동해로 날아와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그 이틀 뒤인 19일 북한이 군사행동을 예고한 직후에도 B-52 2대가 오호츠크해를 거쳐 동북아로 날아왔다. 이어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대남 확성기를 설치한 22일에도 B-52 폭격기 2대가 일본 열도를 거쳐 필리핀해로 향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근처를 지나갔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1주일 사이 세 차례나 B-52 폭격기가 한반도 인근으로 날아온 것이다.

 군 관계자는 “표면적으론 역내 지형 숙달과 비행임무 수행 차원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북한에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말라는 저강도 무력시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고강도 대남 공세에 이어서 미국에 종말을 초래할 핵공격 위협까지 나선 북한에 한발 더 나가면 강력한 상응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라는 것이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한국을 겨냥한 직접적 군사도발에 나설 경우 B-52 폭격기 등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이 한반도로 직접 전개될 수 있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현재 한반도가 포함된 미 7함대의 작전구역인 필리핀해 일대에서 미 항모 2척이 훈련을 진행 중인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2척의 항모에는 70여 대의 최신예 함재기가 실려 있어 그 자체로도 웬만한 국가의 공군력과 맞먹는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강행할 경우 B-52와 항모타격단 등을 한반도로 투입하겠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강력한 대북 억지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확성기를 설치한 22일 주한미군의 가드레일(RC-12X) 등 8대의 정찰기를 잇달아 수도권 상공에 전개하는 등 대북 감시태세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ysh1005@donga.com ·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