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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의장-5당대표, 국회 정상화 촉구

Posted February. 20, 2019 07:54,   

Updated February. 20, 201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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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국회냐. 곧 (민심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다. 국회 해산을 요구하는 국민들이 국회로 몰려들 수 있다.”

 19일 오전 국회의장 접견실.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해 5당 원내대표들을 소집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문 의장은 “국회가 원내대표들만의 국회냐. 이러면 국회가 무슨 필요가 있는가. 누가 옳고 그른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쓰나미가 몰려오면 다 죽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동은 비공개로 이뤄졌지만 문 의장의 고함 소리는 접견실 문밖에까지 흘러나왔다.

 문 의장은 이날 작심한 듯 질타를 이어갔다. 그는 “국회가 뭐 하나 한 게 있나. 사법 개혁이 됐나, 국가 기관 개혁이 됐는가”라며 “그러니 5·18 (폄훼 논란)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한국의 운명은 마치 (러일전쟁 직후) 가쓰라-태프트밀약 때처럼 위중하다”며 “커다란 (역사의) 물줄기 앞에서 국회가 하는 것 없이 서로 치고받기만 하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문 의장의 호통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고 한다. 의장실 관계자는 “문 의장이 회동 후 ‘정치 인생에서 이렇게 화낸 것이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5당 원내대표와의 회동 후 국회의원 전원에게 친전 서한을 보냈다. 그는 “싸워도 국회에서 싸워야 한다. 국민의 삶 앞에서는 이유도 조건도 필요 없다. 국회는 지금 당장 무조건 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회 파행 장기화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이 총리는 “올해 들어 국회 (본회의)가 단 하루도 열리지 못했다”고 지적한 뒤 “초등 1, 2학년 영어교육 부활은 이달 안에, 탄력근로제는 3월 안에 결정돼야 한다. 국회 처리를 기다리는 민생·경제 법안이 많은데 이런 법안 처리는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총파업을 예고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민노총도 우리 경제와 노동을 함께 걱정해야 할 주체”라며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 ·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