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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방테러 실행 직전...선제타격으로 위험 제거

미 서방테러 실행 직전...선제타격으로 위험 제거

Posted September. 25, 2014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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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내 거점 공격으로 오랜만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치권의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유약한 대통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벗었고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꿔놓았다.

하지만 시리아 공습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넘어야 할 산은 한두 개가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전통적인 맹방들이 시리아 공습을 주저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공개 비난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균열 드러낸 강대국 국제정치

시리아 공습 직후 유엔총회로 향한 오바마 대통령은 각국 대표단을 향해 국제공조를 외쳤다. 지구촌 분쟁을 동맹국 및 협력국과의 공조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원칙은 올해 5월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제한적 개입주의의 핵심 내용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습에 중동 5개 국가가 참여한 것은 외교적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미국의 군사 개입에 반대했던 아랍 국가들은 대체로 이번 공습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중동 맹주인 이집트마저 미국 주도의 IS 격퇴 작전에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자국 영공을 침범당한 시리아도 공개적으로 이번 작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등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인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이번 공습에 참여하지 않은 점은 오바마 행정부에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거세게 반발하는 국가는 러시아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공습이 시리아 정부의 승인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없이 이뤄졌다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남미 강국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도 미국의 IS 공습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난 대열에 섰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공습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오바마 행정부에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중동 내 적과의 동침 딜레마

이번 공습에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바레인, 카타르 등 수니파 5개국은 적의 적 딜레마에 빠져 있다. IS의 약화 또는 붕괴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회생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아사드 정권의 회생은 이란-시리아-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로 이어지는 중동의 시아파 세력 연대가 더욱 강력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핵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않은 시아파의 맹주 이란과 공조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도 고민거리다. 이란은 IS 퇴치를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지상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나라로 꼽힌다. 미국은 핵 문제와 IS 공조는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란 측은 미국 등이 핵 협상에서 융통성을 보여준다면 IS 격퇴 전략에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4일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IS 격퇴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간 정상회담은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돌고 돌아 전쟁 대통령 오바마?

이번 공습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의도와 무관하게 전쟁을 수행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S를 분쇄하고 파괴하기(degrade and destroy) 위해서는 길게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2017년 1월 퇴임 때까지 IS와 전쟁을 치를 수도 있다.

이는 2008년 대선 레이스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전, 아프간전을 비난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정체성과 맞지 않는 결과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공습 다음 날인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던 중 기자로부터 이번 공습으로 전쟁 대통령(war president)으로 인식되게 되었는데 심정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자 다소 당황한 표정을 짓다 웃으며 고맙다라고 답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 파리=전승훈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