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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생명 소중함이 첫 계율

Posted May. 07, 201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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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이 6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거행됐다.

이날 법요식들은 세월호 침몰 참사를 애도하는 형식으로 치러졌다. 조계사 법요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원로회의 의장 밀운 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1만여 명이 참석했다. 희생자의 극락왕생과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묵념, 한글반야심경 봉독,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의식, 축원문 낭독, 자승 스님의 봉축사, 박 대통령의 봉축 메시지, 진제 스님의 법어 등이 이어졌다.

조계종에 따르면 대통령이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계종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 302명을 기리기 위해 조계사 극락전 앞에 302개의 영가등(망자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해 다는 등)을 달았다. 이 중에는 박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영가등도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축원과 봉축사, 축하 메시지를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와 사과의 뜻을 거듭 밝혔다.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은 목숨을 잃은 이는 고해에서 벗어나 극락에서 잠들고, 구조된 분들은 평정한 마음을 찾고, 인명을 구조하는 사람들은 안전을 지키고, 가족은 실의에 빠지지 않게 해 달라고 축원했다.

자승 스님은 봉축사에서 세월호 사고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며, 기본 상식을 지키지 않은 우리 모두의 공업()이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뼈아픈 통찰과 참회가 있어야 한다며 갑작스러운 여객선 사고로 길을 잃은 희생자들이 밝은 빛을 향해 나아가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들께 무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물욕에 눈이 어두워 마땅히 지켜야 할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그런 불의를 묵인해 준 무책임한 행동들이 결국은 살생의 업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서 정각(올바른 깨달음)을 이루신 후 첫 번째 계율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셨다.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기심을 위해 정의를 등지지 말라고 하셨던 부처님 말씀처럼 우리사회 곳곳에 뿌리 박혀 있는 부조리와 적폐(오랫동안 쌓인 폐단)를 바로잡고 올바른 정의를 세워 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진제 스님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합장기도 후 진리의 등불을 높이 들자는 법어를 내렸다. 진제 스님은 금일 부처님 오심을 봉축함과 더불어 세월호 참사에 따른 모든 희생자분들이 영원한 진리의 낙을 누리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승도 진리의 등불을 하나씩 선사하고자 하오니, 모든 영혼들께서는 이 등불을 가지고 극락세계에 왕생하시어 영원한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은 불자 대표 자격으로 발원문에서 나와 더불어 존재하는 만물 만생명의 은혜를 생각하며 속도와 경쟁의 숨 가쁜 삶 속에서 나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자며 서로가 위로하고 격려하며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서정기 성균관장,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이주화 이슬람 이맘 등 이웃 종교인을 비롯해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남 진도 팽목항 임시 법당에서도 법요식이 열렸고, 오후에는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등 올리기가 이어졌다.김갑식 dunanworld이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