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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추천 세계문화유산 11곳이 강제징용 현장

일추천 세계문화유산 11곳이 강제징용 현장

Posted November. 05, 2013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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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근대 산업혁명의 유적이라며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하기로 결정한 상당수 유적지 중에는 한국인 징용자들의 피눈물과 한()이 서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곳을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며 등재하려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역사적 문제는 상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동아일보가 국무총리실 소속 관련 위원회에 신고된 징용자 등의 수를 기준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일본이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키로 한 28곳의 산업혁명 유적 중 11곳에 최소 1481명의 한국인 노동자가 일제강점기에 징용됐다. 일본 현지 시민단체 등이 조사한 일제강점기 한국인 징용자 수는 최대 6만3700여 명에 달해 극히 일부만 확인된 것이다.

동아일보는 최근 28개 유적 리스트를 입수해 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위원회)에 분석을 의뢰했다.

한국인 노동자가 징용된 유적은 나가사키() 조선소 관련 3곳, 야하타() 제철소 관련 3곳, 미이케() 탄광 관련 3곳, 하시마() 탄광, 다카시마() 탄광 등 11곳이다. 나가사키 조선소의 유적 3곳에는 최소 149명의 한국인이 징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시민단체 나가사키 재일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에 따르면 최대 징용자 수는 약 4700명으로 훨씬 많다.

일본 정부 내 세계문화유산 등재 실무작업을 하는 내각관방 지역활성화종합본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을 등재하는 데 있어 징용 같은 역사적 문제는 평가 대상이 아니다. 일본의 급속한 산업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세계사적 의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정혜경 위원회 조사2 과장은 유네스코는 인류 보편적 가치가 있는 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하는데 한국인 강제징용의 한이 서린 곳은 적절치 않다며 일본 근대화의 상징이라며 긍정적인 면만 강조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지역활성화종합본부는 9월 30일 28개 후보지를 유네스코에 최종 통보했고 유네스코의 현지조사 등을 거쳐 2015년에 최종적으로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나가사키기타규슈=박형준 lovesong@donga.com

도쿄=배극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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