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발사에 성공한 북한 은하3호 로켓이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은하3호는 120t의 힘을 내는 1단 로켓을 달고 있어 170t의 힘을 내는 한국의 나로호 보다 작고 가볍다.
은하3호는 나로호와 달리 2단이 아닌 3단 로켓이다. 공중에서 로켓이 두 번 분리되며 아래쪽 몸통부분을 바다에 던져 버리는 방식이다. 단수가 많을수록 적은 힘으로도 더 높은 고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번 발사성공으로 북한은 자국 우주기지에서 자국 추진로켓을 이용해 자국 위성을 쏘아 올린 국가들의 비공식 연합을 일컫는 스페이스 클럽에 10번째 이름을 올리게 됐다.
러시아(옛 소련)는 1957년 10월 4일 스푸트니크 위성 발사에 성공하면서 스페이스 클럽의 첫 번째 국가가 됐고, 4개월 뒤에는 미국도 진입했다. 그 뒤로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이란 등 9개국이 스페이스 클럽 국가에 포함됐다. 한국은 나로호 1, 2차 발사 실패와 3차 발사 연기로 결국 10번째 스페이스 클럽 국가라는 타이틀을 북한에 내주게 됐다.
국내 로켓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발사 성공으로 인공위성 발사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주발사체에 필요한 1단 주력 엔진 기술과 로켓 분리 기술 등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을 거의 다 확보한 걸로 보인다며 사실상 우주기술 독립국 지위를 얻은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하3호는 애당초 군사용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정밀성은 떨어지지만 발사 성공률은 꽤 높다고 평가했다.
은하3호를 발사한 북한 동창리 발사장은 신의주와 가까워 한국보다 훨씬 춥다. 일반적으로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로켓 발사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은하3호를 발사한 12일 오전 9시 북한 신의주의 기온은 영하 8.4도에, 구름 없는 맑은 날씨여서 로켓발사가 가능했다. 사실 북한은 이보다 훨씬 더 추운 영하 15도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발사를 준비하기도 했다.
정규수 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날씨가 추우면 고무링, 플라스틱 부품 등이 딱딱해져 발사 성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심할 뿐이지 춥다고 로켓을 못 쏘는 건 아니다라며 북한 로켓은 정밀 부품이 적고 단순하기 때문에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하3호는 나로호처럼 액체연료를 쓰지만 산화제가 다르다. 북한이 쓰는 산화제는 추운 겨울 날씨에도 얼지 않고, 탱크에 채워 장기간 보관도 가능해 로켓을 유지 보수하기 편하다. 처음부터 미사일로 개발된 엔진을 개조해서 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채연석 연구위원은 북한 로켓은 연료 가격이 나로호보다 3배나 비싼 데다가 독성이 높아 일반 우주로켓에 쓸 수준이 아니다라며 나로호는 발사 직전에 연료를 주입해야 하지만 출력이 안정적이고 환경적으로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재웅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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