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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찮은 180도 돌변윤석금 회장의 꼼수? (일)

석연찮은 180도 돌변윤석금 회장의 꼼수? (일)

Posted September. 29, 20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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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 회생의 결정적 변수인 웅진코웨이의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매출 1조7099억 원에 영업이익 2425억 원을 올리는 등 웅진그룹 계열사 중 최대의 캐시 카우(많은 현금을 창출해내는 회사)로 꼽힌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은 최근 웅진코웨이든 웅진식품이든 뭐든 매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권단과 금융당국, 인수 주체인 MBK파트너스는 윤 회장이 웅진코웨이를 팔 마음이 없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를 팔아 나머지 웅진 계열사를 살리는 대신에 골칫덩어리 극동건설을 떼어내고 웅진코웨이는 그대로 껴안고 가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끝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것이 채권단 등의 시각이다.

윤 회장, 회생전략 전면 수정하나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28일 법정관리 신청보다 윤 회장이 웅진코웨이 매각을 엎은 게 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의 주장처럼 윤 회장이 7개월 만에 극동건설을 버리고 웅진코웨이를 붙잡으려고 정반대로 돌아선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 매각 잔금 1조1000여억 원이 들어오지 않아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하지만 MBK파트너스는 투자자들을 설득해 잔금 납입일을 10월 4일에서 10월 2일로, 다시 9월 28일로 두 차례나 앞당길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업계에서도 윤 회장이 이전에도 수시로 매각대상을 바꾸는 등 웅진코웨이 매각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6월 본입찰 마감 당시에는 웅진코웨이 지분 30.9%를 1조20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선 GS리테일이 새 주인으로 유력시됐다. 하지만 웅진그룹이 중국 캉자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더니 7월경 KTB사모펀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한 달 만에 MBK파트너스로 인수주체가 또다시 바뀌었다.

채권단 웅진코웨이 매각 압박

채권단은 이런 기류를 의식해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웅진코웨이부터 매각해야 한다고 압박에 나섰다. 이른 시일 안에 핵심 계열사를 매각해야 채권 회수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웅진그룹 주가가 이틀째 폭락하면서 웅진코웨이 매각을 독촉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증권 측은 극동건설이 1조1000억 원의 채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웅진코웨이 매각대금 외에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MBK파트너스 측도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28일 계약 완료가 미뤄져 이자비용뿐만 아니라 자금이 묶이는 것 자체가 손해라며 만약 거래가 없던 것으로 되면 그동안 인수를 위해 들인 자문비 수십억 원을 포함해 손해가 엄청나 계약 파기에 따른 소송도 검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회장이 웅진코웨이를 보유하고 있어야 그룹 회생이 유리하다는 식으로 법원을 설득해내면 채권단 등은 다른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현행 법정관리 제도의 특성상 회생계획안 작성에 채권단 동의가 필요하지만 결국 법원이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은 채권단과 법원 결정에 따라 웅진코웨이 매각을 진행하겠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웅진코웨이를 포함한 계열사 지분 매각이든, 태양광사업 철수든 법원 결정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상운 정효진 sukim@donga.com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