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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초등생 12명 성추행 교장 영장 (일)

Posted September. 14, 2012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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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실이 무서워요.

경북 안동시의 A초등학교 여학생들 중에는 1층 복도를 지나는 대신 밖으로 빙 돌아가는 아이들이 많다. 1층에 있는 교장실 앞을 지나다가 교장선생님에게 불려 봉변을 당한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교장선생님은 격려와 칭찬을 빙자해 학생들을 교장실로 부른 뒤 몸을 만지고 껴안기까지 했다.

교장선생님의 이상한 행동은 최근 한 여학생의 카카오스토리(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라온 글을 본 이 학교 남학생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이 여학생은 교장선생님이 교장실로 부른 뒤 몸을 만지는 게 너무 너무 싫고 부끄러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경북지방경찰청 조사 결과 이 학교 김모 교장(60)은 4일 복도를 지나던 6학년 2명을 교장실로 불러 들였다. 김 교장은 여학생들을 격려한다는 명목으로 머리와 어깨 등 신체 일부를 10여 분 동안 여러 차례 쓰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 교장은 여학생들이 몸을 뒤틀며 싫다고 했지만 막무가내였으며, 교장실에서 나온 여학생들은 심한 성적 수치심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진행되면서 피해 학생은 무려 11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상대가 교장이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지 못했던 사연들이 잇따라 터져 나온 것. 경찰에 따르면 김 교장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주로 혼자 복도를 지나가는 여학생을 교장실이나 방송실 등으로 불러 강제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거나 껴안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으며 일부 여교사도 같은 방식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안에서 이 같은 사실이 하나둘 알려지면서 일부 교사들이 김 교장에게 문제 제기를 했으나 아무 소용없었다. 교사들은 피해 학생들과의 면담을 토대로 교장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정식으로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교사는 최근 몇 차례 학생주임을 중심으로 내부회의를 열어 교장에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교장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경찰 조사에서 칭찬해 주려는 표현이었는데 학생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지 몰랐다며 이제야 잘못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13일 김 교장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북도교육청은 12일 김 교장을 직위해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