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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광청, 미-중 전략대화를 삼키다 (일)

Posted May. 04, 20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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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이틀 일정으로 3일 시작된 미국과 중국 간 제4차 연례 전략 및 경제대화가 인권 공방전의 장으로 바뀌었다. 중국 정부의 안전보장 약속 아래 주중 미국대사관을 나온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41) 씨가 돌연 미국 망명과 보호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회의 모두 발언에서 모든 정부가 시민들의 존엄과 법의 지배에 대한 열망에 답해야 한다고 미국은 믿고 있다며 어떤 나라도 이런 권리를 부정할 수도, 부정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개막식 축사에서 양국은 상호 이익과 관심사를 존중하면서 문제들을 타당한 방식으로 처리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큰 틀에 악영향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이 모두 사태 악화를 우려해 직접적으로 천 변호사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외신들은 인권이 대화를 삼켰다고 전했다.

당초 양국은 천 변호사 사건으로 북한과 이란 핵 문제나 경제 등 대화의 주요 의제가 묻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화 시작 하루 전 서둘러 해법을 내놓았다. 천 변호사가 미 대사관 밖으로 나가되 중국 내에서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천 변호사가 대사관을 나오자마자 밤사이 위협을 받았다며 서방 언론을 통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과 가족의 구명을 호소하면서 사태는 급반전됐다.

미국 측은 천 씨의 자유의사에 따른 거취 결정 및 미중 양국이 합의한 천 씨와 가족의 확실한 안전보장, 천 씨가 안심할 수 있는 조치, 다른 인권운동가들의 안전 등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미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천 변호사가 마음을 바꿔 망명을 원한다면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따라서 천 변호사가 미 대사관을 나올 때 양국이 어떤 약속을 했고, 누가 어떤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지 등이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헌진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