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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진 화단이 죽음의 도약대 (일)

Posted January. 20, 20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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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부순환도로에서 50여 일 사이에 3건의 트럭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해 도로를 관리하는 서울시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2차례의 사고에서 전문가들이 도로의 구조적 문제점을 들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는데도 이를 고치지 않아 또 다시 참사를 불렀다는 것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오전 2시경 서대문구 연희동 내부순환로 성산대교에서 홍은램프 방향으로 달리던 김모 씨(41영어강사)의 체어맨 차량이 연희램프 화단 연석에 충돌한 뒤 방음벽을 들이받은 다음 25m 아래 홍제천 연가교 부근 천변으로 추락했다. 김 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3개 차로인 내부순환로 중 진입차량을 위해 4차로로 확대된 구간에서 발생했다. 김 씨 차량은 연희램프에서 올라오는 차량을 위해 만들어진 일시 4차로 구간으로 달리다 다시 3차로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대로 4차선 도로 구간 끝을 들이받으면서 추락했다.

지난해 11월 두 건의 사고도 같은 도로 구조에서 발생했다. 11월 28일에는 성산에서 정릉 방향으로 달리던 1.2t 트럭이 홍제램프에 들어서다 도로가 좁아지는 구간을 알지 못하고 충돌한 뒤 추락했다. 이틀 뒤에는 반대방향인 정릉에서 성산 방향으로 달리던 1t 냉동탑차가 홍은램프로 올라 4차선으로 달리다 3차선으로 들어서지 못한 채 계속 직진했고 결국 같은 방식으로 추락했다.

서울시는 다만 2월까지 이번에 뚫린 방음벽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방호벽 앞에 60cm 높이의 고정식 철근 콘크리트 방호구조물을 설치해 사고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안전표지와 노면표지를 설치하고 제한속도를 현행 7080km에서 70km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건의 사고에서 차량을 공중에 띄우는 도움판으로 역할해 추락을 불러온 화단에 대한 개선 대책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도로교통학과 김도경 교수는 세 건의 사고 모두 차량이 화단의 연석을 타고 방음벽 쪽으로 질주한 것이라며 이를 막으려면 차가 아무리 공중에 뜨더라도 방음벽을 들이받을 수 없게 방호벽 높이를 최대한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