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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절반 넘는 무당파층, 제3신당 될까

Posted November. 25, 201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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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 지지할 정당이 없다고 밝힌 무당()층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2.3%를 차지했다. 무당층은 전국적으로 골고루 포진해 있고, 호남권에서도 무당층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섰다. 무당층 확대는 기성 정당에 등 돌린 민심을 반영하며 앞으로 정치권 지각변동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무당층이 절반이 넘는 조사결과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양당이 현재 체제에 안주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당의 쇄신과 변화를 미적거린다면 민심은 점점 더 멀어지고 정당의 존립 근거마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처리한 지금 정책과 당 쇄신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각 정파의 기득권을 그대로 남겨둔 채 적당히 화장만 고치는 식이라면 희망이 없다. 당 지도부는 한미FTA 후속 보완 대책마련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29일 예정된 쇄신 연찬회에서 당의 혁신적 개편을 위한 끝장 토론을 벌여야 한다. 쇄신 노력이 미흡해 국민의 외면을 받는다면 정권 재창출에 나설 당의 미래가 어둡다.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 체결한 한미FTA에 대해 스스로 비준 무효 투쟁에 앞장서는 것은 자기모순의 극치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이뤄진 일본 문화개방이나 한-칠레 FTA 도 당시엔 격렬한 반대에 부딪쳤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수구()적 쇄국주의로는 당의 활로를 찾기 어렵다. 쇄신 노력을 하지 않고 반()한나라당 깃발로 뭉쳐 야권통합만 성사시키면 집권할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은 국민을 얕잡아 보는 것이다.

무당층 유권자가 모두 제3신당을 선호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응이나 제3신당의 간판이 누구냐에 따라 표심()은 요동칠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 불리는 법륜 스님은 대중적 기반으로 봤을 때 안 교수가 하면 (제3신당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바람을 업은 제3신당의 출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1997년과 2007년 대선에서 한때 일었던 이인제, 문국현 바람도 오래 가지 않아 제3신당의 한계를 드러냈다. 양당 구도 속에서 제3신당이 약진하더라도 집권에까지 이르기는 쉽지 않다. 미국에서도 랄프 네이더와 로스 페로 같은 제3후보가 등장했지만 집권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기성정당의 쇄신과 변화가 국민의 기대에 차지 않으면 제3신당의 바람이 지속될 수도 있다. 제3신당이 무당층은 물론 기성 정당에 실망한 지지층까지 흡수한다면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제3신당의 성패는 역설적으로 기성정당의 쇄신 노력에 달려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