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외화조달 지원군 확보하라 은행권, 외국은 손잡기 분주

외화조달 지원군 확보하라 은행권, 외국은 손잡기 분주

Posted August. 10, 2011 06:09,   

日本語

신한은행이 달러가 부족해지는 위기상황에 대비해 일본과 유럽지역에 있는 9개 은행과 10억 달러 규모의 비상외화공급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농협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도 최악의 상황에서 급하게 빌려올 수 있는 1억 달러 안팎의 자금을 확보했거나 자금 확보를 위한 약정체결을 앞두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상황이 와도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대비하라는 지침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의 비상자금조달계획을 수립했다.

위기 때 외국은행서 외화긴급대출

비상외화공급약정은 국내 은행이 달러가 부족해지는 비상상황이 닥쳤을 때 외국은행이 반드시 약속한 금액만큼 달러를 꿔주도록 한 계약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1억 달러짜리 약정을 체결함으로써 비상외화공급약정 규모를 총 10억 달러로 맞췄다. 종전에 일본 미즈호, 미쓰비시은행 등과 체결한 9억 달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봤지만 외화유동성을 챙기라는 당국의 주문에 따라 비상금을 늘렸다.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일본계 은행과 1억 달러짜리 약정을 맺었고 농협은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와 3000만 달러 규모의 약정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중국 공상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과 체결한 1억6500만 달러 규모의 공급약정이 만료되자마자 1억 달러 안팎의 새로운 계약을 하기 위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이달 몇몇 외국계 은행과 5억 달러 정도의 자금을 비상시에 공급받는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종전에는 달러 공급원이 미국과 유럽에 편중돼 있었지만 최근 이 지역의 위기가 가중됨에 따라 일본 중국 중동 등지로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만기도래하는 차입금 꼭 연장하라

외환은행은 올 11월까지 6억 달러에 이르는 달러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지만 전액 만기 연장하기로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만기 도래한 차입금 가운데 연장하는 비율(차환율)이 60%대로 떨어져 은행들이 갚아야 할 돈이 늘어 자금경색이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해 조건이 다소 불리하더라도 만기 연장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상반기나 7월에 중장기 채권을 발행해 수억 달러를 조달한 만큼 3개월 정도는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4대 시중은행들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장기 외화자금을 조달해온 덕에 최근 외화자금을 여유 있게 운용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신한은행은 4월 5억 달러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6월에는 1억5000만 유로를 조달했다. 우리은행도 1월 사무라이본드 500억 엔어치를 발행했고 하나은행은 이달 초 300억 엔의 사무라이본드를 시장에 팔아 자금을 조달했다. 비슷한 시기에 농협도 5억 달러짜리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해 달러 자금을 확보했다.

이 밖에 기업은행은 비상시를 대비해 8일 3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맞교환) 계약을 외국계 은행과 맺었다. 국민은행은 위기 때 달러를 빌려올 수 있는 일종의 마이너스대출인 신용공여한도계약을 50개 외국계 은행과 체결했다.

불만 토로하는 은행들

일부 은행은 외화사정이 양호한데도 금융당국이 과거의 사례를 들어 외화유동성 확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국내 은행의 외채가 6월 말 기준 1970억 달러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228억 달러(10.3%)나 감소했고 외화 관련 건전성지표도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일례로 비상외화공급약정을 체결하면 국내 은행은 연간 0.20.7%에 이르는 수수료를 외국계에 내야 한다. 1억 달러어치의 약정을 유지하려면 연간 200만700만 달러가 든다. 시중은행의 자금담당 임원은 당국이 외화조달 비용은 생각하지 않고 외화의 총액만 따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정민 홍수용 dew@donga.com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