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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썩 안좋은데도 올해 자동차 내수판매 최대호황, 왜? (일)

경기 썩 안좋은데도 올해 자동차 내수판매 최대호황, 왜? (일)

Posted July. 26, 201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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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 올해 1월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처음으로 1800만 대를 넘어섰다. 상반기(16월) 판매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한 73만9000대였다. 올해 전체 신차 판매는 15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입차 또한 사상 최대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 예상대로 올해 처음으로 수입차가 10만 대 넘게 팔리면 신차 판매는 160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 내수 판매대수가 150만 대를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이후에는 2002년이 유일하다. 그다지 경기가 좋은 것 같지도 않은데 그 많은 신차는 누가 다 사고 있는 걸까.

신차효과가 가장 커

신차 판매의 증가는 우선 올해 쏟아진 신차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우세하다. 올해 상반기에 국산차는 11종의 신차가 나왔으며 수입차는 무려 34종의 신차가 출시됐다. 지금까지 사상 최대다. 국산차 중에는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기아자동차 모닝 등 인기 모델이 많이 발표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아반떼와 K5 등 모두 5종의 신차를 내놓았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5종을 선보였다. 그동안 신차가 없었던 한국GM은 상반기에 아베오와 올랜도 등 모두 5종의 신차를 새로 내놓으면서 쉐보레 브랜드를 알리기에 힘썼다.

수입차업체들은 상반기에 포르셰 911 카레라 GTS 같은 최고급 차량부터 도요타 코롤라같이 2000만 원대 후반 모델까지 다양한 신차들을 내놓고 경쟁을 벌였다. 특히 BMW는 미니 브랜드를 합쳐 모두 7종의 신차를, 메르세데스벤츠와 폴크스바겐, 크라이슬러, 푸조는 각각 4종의 신차를 출시했다. 워낙 다양한 차가 출시돼 소비자들은 쏟아지는 신차 중에 살 차를 고르기가 버거울 정도였다.

교체시기 및 폐차시기의 정점

자동차업계에서는 다양한 신차 출시가 차량 교체 사이클과 맞아떨어진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국내 신차 판매는 연 160만 대를 넘긴 적이 단 두 번 있는데 외환위기 직전 호황기인 1996년 164만 대가 판매됐고 2002년에는 김대중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162만 대가 팔렸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에 따르면 한국인은 대체로 새 차를 평균 7년 정도 탄 뒤에 바꾼다. 이후 소유주를 여러 번 거친 차가 폐차되는 시기는 차가 처음 출시된 지 평균 약 15년이 지났을 때이다. 올해는 외환위기 직전에 판매된 차들이 폐차가 되고 2002년에 판매된 차들의 교체수요가 겹치는 해인 셈이다. 여기에 신차들이 쏟아지면서 신차 판매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KAMA 산업조사팀 김준규 부장은 정확히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요즘 차 품질이 좋아져 10년 가까이 타고 바꾸는 추세가 됐고 신차가 많이 나오면서 올해가 교체 사이클의 정점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KAMA는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국내 총 등록대수 1822만 대 중 약 30%인 545만 대가 10년 이상 된 노후차여서 신차 판매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0032008년 자동차 시장이 좋지 않아서 대기수요가 많았던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차의 약진

이러한 내수 판매 증가는 국내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한국은행의 현재생활형편지수는 지난해에는 90대를 유지했으나 올해는 1월에 90을 찍은 후 계속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6개월 전에 비해 현재생활형편이 나아졌다고 답한 사람이 많고 낮으면 나빠졌다고 답한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수입차의 약진은 최근 생활수준이 높아졌고 남과는 다른 삶을 추구하는 젊은층이 너무 비싼 집을 사기보다는 좋은 차를 택하는 트렌드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2009년 기준으로 한국은 소득과 생활수준은 높아졌으나 1000명당 차 보유대수는 355.4대로 미국(789.6대), 일본(592.4대), 서유럽(588.3대)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김철묵 팀장은 현재 가구당 0.9대인 차량 대수가 가구당 1대로 늘어나는 변화가 진행 중이어서 차량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