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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부실, 인수합병으로 전염.. 결국 PF사태로 폭발 (일)

쌓여가는 부실, 인수합병으로 전염.. 결국 PF사태로 폭발 (일)

Posted June. 01, 2011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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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도입했다가 최근 폐지된 88클럽 제도는 저축은행의 부실을 확대하는 대표적 정책실패 케이스다. 88클럽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이면서 3개월 이상 이자가 연체된 고정 이하 여신비율이 8% 이하인 우량 저축은행에 대해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해준 정책이다. 우량 저축은행에 대해선 자율권을 인정해 준 정책이었지만 저축은행 대형화의 단초를 제공한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여기에 고수익 고위험의 부동산 PF 대출영업은 저축은행의 대출을 대폭 늘리는 촉매제가 됐다. 88클럽 도입 등 대출 규제가 풀리고 2007년 6월 저축은행업계의 PF 대출 취급규정이 만들어지면서 부산저축은행처럼 PF에 다걸기(올인) 하는 저축은행들이 나타난 것이다. 금융당국은 PF 대출이 전체 대출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대책을 내놓았으나 일부 저축은행은 PF 대출을 일반 대출로 가장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갔다.

2008년 9월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합병(M&A)한 저축은행에 기존 영업지역 이외의 다른 지역에 지점을 낼 수 있는 인센티브를 준 것도 저축은행 부실을 다른 곳으로 전염시키는 정책으로 꼽힌다. 이 정책으로 부산저축은행은 같은 해 11월 대전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현 전주저축은행)을 인수해 충청과 전북으로 영업권을 넓힐 수 있었다.

이처럼 외환위기 이후 금융당국이 내놓은 6대 저축은행 정책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소액대출 확대와 부실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PF 늘리기 경쟁M&A를 통한 몸집 불리기를 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PF 부실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 저축은행장은 외환위기와 2003년 신용카드 대란, 금융위기 등을 거칠 때마다 저축은행업계가 위태로워졌고 그때마다 근본적 처방보다는 문제점을 봉합하는 수준의 해결책이 나왔다며 저축은행들도 금융당국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순응하다 보니 현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검사와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금융감독원 관계자들은 줄줄이 문책을 당하거나 사법 처리되고 있지만 잘못된 정책을 입안한 정책 당국자들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국정조사에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지완 cha@donga.com